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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안면마비라는 무거운 수의가 입혀진 채
무덤 속으로 떨어졌습니다. 우는 것 밖에는 할 일이
없던 그 절망의 시간들, 그러나 구원의 햇살처럼
내려 온 시의 빛줄기를 따라 새파란 움을 돋우며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얼굴을 잃은 대신
영원한 아름다움의 모습인 시를 얻게 된
것입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눈부시던 시, 그 아름다움이
제게로 온 것입니다.


- 차신재의《시간의 물결》중에서 -


* 극한의 역경과 굴곡이
칭기스칸이라는 영웅을 낳았습니다.
역사적 전환기 총살대에 섰던 비극의 체험이
도스토에프스키라는 대문호를 탄생시켰습니다.
안면마비로 얼굴을 잃은 것은 불행이었지만
그 덕분에 '눈부신 시'가 다가왔다는
시인의 고백은 우리 모두에게도
'눈부신'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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