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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가장 비싼 보석입니다.
고요는 맑은 물과 같습니다. 깊은 곳이 잘 비칩니다.
다툼이 맑게 끝나고 조용히 가라앉으면 나도 타자도
하늘도 잘 들여다보입니다. 이 세기가 잃어버린 것 중
가장 쓸쓸한 건 고요가 아닌지. 정좌(靜坐), 심신을
조용히 하고 단정히 앉는 일. 참 어렵습니다.
아무도 몰래, 고요할 수 있는
용기를 내봅니다.


- 김수우, 윤석정의 《백년어》 중에서 -


* 고요한 시간을 갖는 것도 훈련입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습니다. 눈을 감고 고요히 앉아
침묵 속에 마음을 진정시키려 해도 온갖 생각이 널을
뜁니다. 그럴 때는 들고나는 숨을 조용히 바라봅니다.
숨이 나갈 때는 숨이 나가는 것을 응시하고, 숨이
들어올 때는 숨이 들어오는 것을 응시합니다.
그렇게 응시하는 나를 바라보는 것, 이것이
고요해지는 길이며, 고요를 내 삶의
보석으로 만드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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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도 때로는 약이 될 수 있다고 했어
여행의 맛은 먼 곳을 향한 감정의 배출이기도 하거든
여행은 틀을 깨는 힘도 있어 떠나야 하지

러시아 자작나무 숲을 거닐던 날도 그랬지
그림엽서 속에서 봤던 하얀 커튼이
바람에 휘날리는 별장의 창가에서
보내지도 않을 연서를 쓰다가
이름을 채 적기도 전에 허물어지듯 지워버리고 말았어

그곳은 한낮 고요가 깊기도 하였거든
멀리 행성을 타고 떨어져나간 쉼터였어


- 김계영의 시집《흰 공작새 무희가 되다》에 실린
  시〈여행의 안팎〉중에서 -


* '맛'으로 치면
여행의 맛을 따를 것이 또 있을까요?
코로나 때문에 그 기막힌 맛을 잃은지 오래,
바이칼, 산티아고, 북유럽, 아오모리 온천 명상 여행이
사뭇 그리워집니다. 감정 배출도 못하고 마음의 고요함도
찾지 못한 채 끙끙대며 살고 있는 것이 억울합니다.
'여행의 안팎'은 두 갈래입니다. '안'은 나를 향한
것이고, '밖'은 미지의 행성을 향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세상 공부를 하고, 쉼과 안식과
치유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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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이란 무엇인가?
스스로를 천한 곳에 두고 스스로를 낮은 곳에 두는 것이다.
겸손은 아래에 처하고 아래는 다시 떨어지는 법이 없다.
교만은 높은 데에 있는지라 위태롭다. 높은 데로 오르는 길은 오직 겸손 뿐이다.
겸손으로 아래로 향하면 내려가는 듯 보여도 사실은 올라간다.
교만함으로 위를 향하면 올라가나 싶지만 사실은 내려간다.
- 판토하, ‘칠극’에서


겸손은 자기를 이김을 택하고, 교만은 남을 이김을 택합니다.
겸손은 죽은 뒤의 영원한 행복을 고르는데
교만은 눈앞의 잠깐 동안의 편함을 고릅니다.
겸손은 낮춤을 택하므로 편안하고 고요해서, 사람이 모두 이를 들어 올리려 하고,
교만은 올라감을 택하기 때문에 다툼을 길러, 사람들이 이를 끌어내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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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자.
고요하면 맑아지고,
맑아지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보인다.
무너질 수 없는 것은 마음뿐이다.
대비심은
이 세상에 내가 온 이상
어떤 것도 부정할 게 없다는 것이다.


- 김정묘의 《마음 풍경》 중에서 -


* 흥분하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몸이 날뛰고 말도 거칠어집니다.
일단 앉아야 합니다. 앉아야 마음을 잡을 수 있고,
마음을 잡아야 자비심도 대비심도 가능합니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얼른 앉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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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과 고요가 서로를 끌어당긴다
어둠과 고요 사이

누군가의 입술이 나를 지나고
누군가의 입술이 나를 부르고
누군가의 입술이 나를 죽이고
누군가의 입술이 나를 살린다

검은 입술과
분홍 입술 사이
누군가의 웃음이 나를 살린다


- 이현복 시집《누군가의 웃음이 나를 살린다》에 실린
시〈사랑〉중에서 -


* 입술이 하는 일이 참 많습니다.
연인끼리 입맞춤도 하고 부지런히 말도 하고
서로 웃음도 짓습니다. 그 모든 하나하나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웃음, 나와 당신의 웃음이
세상을 치유하고 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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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 말한다.
'바람이 온다. 소리에 집중하라.
저 소리의 감정과 변화를 느껴라.
소리가 화를 낼 때, 소리가 사랑할 때,
그 소리의 모든 변화를 감지해라. 바람이
우리 얼굴을 핥고 지나갈 때 무슨 소리가 들리는가?
봄이건 가을이건 바람이 불면 가던 길을 멈추고 서야 한다.
그리고 불어오는 바람의 일정한 리듬을 느껴야 한다.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을 바라보아야 한다.
나뭇잎이 들려주는 소리와 냄새를
알아차려야 한다.'


- 심혁주의《소리와 그 소리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중에서 -


* 소리를 들으면 압니다.
바람이 부는지, 비가 내리는지.
화가 나 싸우는지, 사랑을 속삭이는지.
나뭇잎이 세게 흔들리면 바람소리가 달라집니다.
마음이 출렁이면 속삭이는 소리가 달라집니다.
내 안에서 나는 마음의 소리, 내 안 더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오르는 양심의 소리,
조용히 있어야 들립니다.
고요해야 잘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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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평화롭다면 마치 
고요한, 그러나 흐르는 물과 같다. 
고요하지만 흐르는 물을 본 적 있는가? 
바로 그것이다. 마음은 흐르면서도 고요하고, 
고요하면서도 흐른다. 지혜는 바로 
그곳에서 일어난다. 


- 아잔차의《마음》중에서 - 


* 지혜는 머리가 아니라
고요하게 흐르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마음이 엉켜있고 복잡하면 안나옵니다.
돌처럼 웅덩이처럼 고여있어도 안나옵니다.
좋은 마음, 좋은 관계, 좋은 소통 속에 
고요하게 잘 흘러야 올바른 지혜가
퐁퐁퐁 솟아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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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듯
건물이나 장소와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사랑은 시간이 흐를수록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면서 커나간다. 상대와 소통하는 동안
신뢰감과 개방성과 애정이 쌓여간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떤 장소를 방문한 역사와 그곳에서
보낸 시간, 그곳에서 얻은 경험이 강렬한
애착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 콜린 엘러드의《공간이 사람을 움직인다》중에서 -


* 건물과 장소에도
저마다의 기운과 주파수가 있습니다.
저절로 고요해지고, 또는 저절로 흥겨워지고,
또는 경건해집니다. 특히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던 곳,
마음의 평화를 얻었던 곳, 꿈을 꾸게 한 곳, 사랑이
시작된 곳이면 더욱 남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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