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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누군가가
'살아지더라'고 말했을 때,
내게는 그 말이 '사라지더라'로 들렸다.
내 기억 속에서 그 사람이 한동안 실제로
사라져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들렸을지 모른다.
고단한 삶이었지만 그래도 살게 되더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냥, 그저 그렇게, 조용히,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등등의 수식어가 붙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 말, '살아지다'.


- 안규철의《사물의 뒷모습》중에서 -


*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묻는
'어떻게 지냈느냐'는 짧은 인사에
'잘 살고있다'라는 대답을 건네어 봅니다.
의례적인 인사이지만 조용히, 아무렇지도 않게
살고 있다는 것이 새삼 감사하게 여겨집니다. 덕분에
한동안 기억 속에서 사라져 있던 나의 삶,
그리운 사람들에게 안부를 물으며 함께
살아가는 힘을 얻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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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지날수록 그리움은 쌓이고
아무도 내 소식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지나치게 그리움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그걸 모르는 나는 참 바보다
하지만 그게 또 삶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저녁
그대여 내가 돌아가는 날까지
그저 건강하게 있어달라


- 정법안의 시집《아주 오래된 연애》에 실린
시〈길 위에서 보내는 편지〉중에서 -


* 그리움에 안부를 전할 때
가장 먼저 묻는 것이 '건강'입니다.
실연, 좌절, 절망, 실패, 사고가 터졌어도
건강하면 만사 오케이,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건강해야 다시 만날 수 있고, 건강해야 안심하고
돌아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그저 건강하게 있어달라',
그 말 밖에 더 할 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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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고 있나요
당신의 하루는 어떤가요
나의 오늘은 당신으로 인해 숨을 쉽니다

편안한가요
당신의 시간은 어떤가요
나의 상념은 당신으로 인해 깊어갑니다

무릎담요 꺼내 놓은 날
당신의 어느 하루가 궁금합니다
아프지 말아요


- 배귀선 외의《마중물 다섯》에 실린 배귀선의 시 <안부> 중에서 -


* 당신의 안부가
궁금해지는 시간입니다. 특히
또 한 해가 저물어가고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더욱 그렇습니다.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는지,
어디 아픈 것은 아닌지, 마음은 편안한지.
궁금함과 그리움이 커집니다.
제발 아프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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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니? 잘 지내길 바란다

잘 지내니?
난 너의 기억을 고스란히 다 갖고 있어.
보고 싶고 궁금해. 살아 있는 동안 한 번이라도
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 앞에
안 나타나도 좋아. 잘 살고 있으면 그걸로
돼. 그때 너를 힘들게 하던 것들이
다 사라지고 행복해졌기를
바란다.


- 송정연의《당신이 좋아진 날》중에서 -


* 불현듯
안부가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잘 지내고 있는지,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밥은 먹고 사는지, 마음이 아련해 집니다.
불현듯 생각나는 것은 그 사람이 아직도
내 가슴 속 난로의 불씨로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아직도 남은 그 불씨가
나를 기쁘게도 하고
아프게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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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이슬이


아침에는 이슬이
저녁에는 안개가
나도 이만하면
넉넉 합니다

햇살은 너그럽고
새들은 짖어쌓고
나도 이만하면
화려합니다.


- 이향아의 시《안부만 묻습니다》중에서 -


* 행복이란 이처럼 작은 것에
기뻐하고 감사하는 사람에게 찾아옵니다.
재산이 많아서도 아니고 큰 권력이나 명예로
행복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아침 이슬과 저녁 안개,
햇살과 새소리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가진 것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행복의 조건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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