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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논강의 낮은 숨소리에 깨어난
마부가 밟고 가는 풀밭에
일렁이는 허브향
점점이 박힌 소떼 양떼
바람 속을 가르는 말울음 소리는
이곳 삶의 기쁨
마부는 말 시체를 묻지 않고 초원에 놓아 둔다
까마귀떼의 입에 물린 시뻘건 고깃점이
얼마나 맛나는 성찬인지 알기에
수박 속처럼 붉게 파인 말 엉덩이는
예전부터 아름다운 경전이었기에

- 이기자의 시<헨티아이막의 기쁨>(전문)에서 -


* 이번 '몽골에서 말타기 2012'에 참여했던
시인 이기자님이 쓴 시입니다. 초원에서 보았던 말의 주검,
그 붉은 주검을 생명의 근원으로 삼아 날아든 까마귀떼가
아름다운 시로 탄생했습니다. 시인에게 몽골 초원은
보이는 모든 것이 시입니다. 노래이고 그림입니다.
(제목의 '헨티아이막'은 칭기스칸의 고향으로,
10년째 몽골에서 말타기를 진행하고 있는
캠프가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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