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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열쇳말] 필터버블

 

‘필터버블(Filter Bubble)’은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이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필터링 된 정보만 이용자에게 도달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미국의 시민단체 무브온(Move on)의 이사장인 엘리 프레이저(Eli Pariser)가 쓴 ‘생각 조종자들(원제 : The Filter Bubble)’에 등장하는 단어다.

 

스마트폰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기다. 과거에 PC 한 대를 가족끼리 돌려쓰던 시기는 예전에 지났다. 스마트폰에는 한 사람의 기록이 온전히 담겨 있기 때문에 더 최적화된 개인화가 가능하다. 이렇게 방대한 웹에서 스마트폰이라는 굉장히 가느다란 깔때기를 통해 나에게는 일부분의 정보만 도달된다.

 

 

개인의 고정관념과 편견 강화해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시스템은 일견 좋아 보인다. 하지만 이는 좋아하는 음식만 섭취하는 것과 같다.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려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사고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접해야 한다.

 

특히 이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시스템에 뉴스 콘텐츠가 섞이면 생각지 않았던 부작용이 생긴다. 자기가 좋아하는 뉴스, 보고 싶은 뉴스만 보면 결국 정치·사회적인 문제에서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하는 계기가 된다. 강화된 고정관념과 편견은 좀 더 입맛에 맞는 게시물만 가지고 온다. 악영향이 강화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여론을 잘못 이해하게 될 뿐만 아니라, 전혀 잘못된 소식이 확산력을 가지게 되는 상황도 생긴다. 이 문제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났던 것이 45대 미국 대통령 선거다.

 

필터버블은 미국 대선을 거치고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다시 부각됐다. 수많은 언론과 유권자들은 여론은 완전히 클린턴에 있는 줄 알았는데 현실은 트럼프의 손쉬운 승리로 끝났다. 인터넷의 여론과 현실을 전혀 달랐다. 여기에 ‘가짜 뉴스(Fake news)’ 논란까지 겹치면서 문제가 더 커졌다.

 

 

이처럼 필터버블은 개인의 편견이나 고정관념만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필터버블은 사회와 정치에 악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민주주의의 오작동에 기여한다. 테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서비스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건강한 민주주의는 반대 의견을 얼마나 접하는가에 달렸다”라고 강조하며 필터버블 현상을 우려했다.

 

사회적인 논의로 필터버블을 극복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2017년 1월 11일 ‘페이스북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필터버블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한 시도다. 페이스북 저널리즘 프로젝트는 ▲뉴스 제품 공동 개발 ▲저널리스트를 위한 교육과 도구제공 ▲사용자를 위한 교육과 도구 제공으로 구성된다. 특히 사용자를 위한 교육과 도구 측면에서는 뉴스 읽기 능력(News literacy) 배양 및 가짜뉴스 억제 방안 등 필터버블을 해소하려는 방법에 집중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우리 커뮤니티의 가치가 아이디어와 뉴스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데 있는 것을 알고, 서비스의 일환으로 건전한 뉴스 생태계와 저널리즘이 번창할 수 있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배경을 밝혔다.

 

페이스북은 필터버블과 가짜 뉴스 논란을 돌파하기 위해 ‘저널리즘’이라는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동시에 뉴스 파트너들과 협력해 더 건강한 페이스북 환경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필터버블이라는 단어를 만든 엘리 프레이저는 “필터들을 통해서 결정하는 규칙이 어떤 것인지 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투명한지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필터버블의 문제는 기술의 영향력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사회적인 논의를 통해 개선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

 

※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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