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나라 고대 불교조각을 생각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제 가운데 하나인 ‘반가사유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 합니다. 반가사유상이란 불교의 기본적인 수행 자세인 결가부좌(結跏趺坐)에서 한쪽 다리를 내려뜨린 ‘반가부좌(半跏趺坐)’ 자세를 하고, 오른손을 살포시 뺨에 댄 채 ‘깊은 생각에 잠긴[思惟]’ 모습을 한 상을 뜻합니다. 이렇게 존재의 이름이 아닌 자세의 특징으로 반가사유상을 일컫는 까닭은 여전히 반가사유상의 존명(尊名)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많은 연구자들은 반가사유상이 태자 혹은 미륵보살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둘 다 미래에 부처가 될 존재로서 인간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 금동으로 만든 반가사유상은 약 70점 정도가 알려져 있으며, 그 가운데 20점 가량이 우리나라에 전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사유의 방’ 에 전시 중인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포함하여, 이곳 불교조각실에서도 반가사유상 세 점을 선보이고 있습니다(그림 1, 2). 세 점 모두 지금으로부터 1,400여 년 전인 삼국시대 7세기 무렵의 작품으로 정확한 제작 시기나 제작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오늘 이 시간을 통해서 세 반가사유상이 지나온 1,400년 동안의 사유의 시간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