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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대학 졸업식에서
찍은 사진을 기억해.
너는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지.
졸업모를 멋부린 각도로 비스듬하게 쓰고,
한 손을 선글라스에 갖다 대고, 허리에 댄
다른 손으로는 졸업 가운을 잡아당겨
안에 입은 탱크 탑과 반바지를
일부러 보여주고 있지.


- 테드 창의《당신 인생의 이야기》중에서 -


* 인생의 많은 장면이
기억 속에 있습니다. 온갖 멋을 부려 찍은
졸업식 사진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 기억은
살다가 어느 순간 불현듯 떠올라 과거 그 순간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숏츠처럼 찰나의 그 순간, 사소한
옷차림이나 색깔, 표정, 느낌들이 시공간을 넘어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지금의 이 순간도
먼 훗날 그렇게 기억으로 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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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지만 돌봄을 위해 최적화된 공간,
아버지가 침대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되더라도
고립되지 않고 일상의 일부가 되실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하리라 마음먹었다. 침대에 누워서도 천창으로
하늘을 볼 수 있으며, 미닫이문을 열면 거실과 주방을
오가는 딸들을 한눈에 보고, 거실 너머 테라스에 꾸민
정원까지 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상상해 보았다.
딸들의 입장에서도 집안일을 돌보면서도
침대에 누워 계신 아버지와 눈 마주치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 이나미의 《더 나은 죽음을 위한 삶 디자인》 중에서 -


* 누구나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조금 빠르거나 조금 더 늦을 뿐이겠지요.
그러나 누워 있는 공간과 환경은 다를 수 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각종 의료기기에 묶인 채로 연명하다
세상을 떠나는 신세가 되지 않기를 기도하지만 그것
역시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가능하다면
자신이 살던 공간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의 돌봄
속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저자의 아버지를 위한 배려가
참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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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루쉰의《고향》중에서 -


* 그렇습니다.
희망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도 생겨나는 것이 희망입니다.
희망은 희망을 갖는 사람에게만 존재합니다.
희망이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고,
희망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실제로도 희망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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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탁동시

 

진심이 낮과 밤을 빗질해
성숙의 파문이 일어나야 한다

숲속 밤톨 하나도
무르익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린다
오븐의 빵 하나도
구워질 때까지 말없이 기다린다
얼른 먹고 싶으니 빨리 익으라
소리쳐도 소용없다

간절함이 절실함 끌고 가는
알 속
병아리의 바램이 있다
어미 닭의 바램도 있다
하나가 된 바로 그때 그 시각 그 자리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우주 탄생의 시간
더딤도 빠름도 없는 절체절명의 시간
줄탁동시!

줄탁동시(啐啄同時)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 안과 밖에서 동시에 껍질을 쪼는 것을 뜻하며, 안팎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짐 또는 이상적인 사제지간을 비유하는 한자성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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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결국 어떻게 살고 싶은가와 직결되는 것 같다.
과거에는 정의롭고, 열정적이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사는 사람이 좋았고 나도 그리 산다고 부단히
애썼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다르다.
내가 아는 사람 중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나를 떠올리며 찾아가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했으면
좋겠다.


- 이상윤의《외롭다, 참 좋은 일이다》중에서 -


* 이따금 스스로
조용히 물을 때가 있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다른 사람의 기억 속에 어떤 사람으로 남을지
두렵기도 합니다.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어느 시구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아프고, 외롭고, 힘들 때 나를 떠올리며
힘을 얻고 다시 뜨거워지는, 그런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기를 조용히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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