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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번역본을 읽히고
싶었던 사람은 오직 나 자신뿐이었다.
그 번역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모든 감각과
이미지, 감정의 원천도 바로 나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번역본을 남겨둠으로써 훗날 그 번역본을
내가 다시 읽었을 때, 내가 그 책을 처음 읽고
느낀 감각, 감정, 감동 그대로를
다시 공유받기를 원했다.


- 이어떤의《무면허 번역가의 번역이야기》중에서 -


* 9년 전 파리행 비행기에서 들었던
'Missing you'. 그 음악을 다시 들으면
여행길에 오른 22살 대학생의 설렘과 기대, 앞좌석의
색깔, 형태, 내부의 메마른 공기와 냄새까지가 모두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다.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감각,
감동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나만의 기록으로
남겨보세요. 음악이던, 그림이던, 메모나
낙서 어떤 것이든 좋습니다. 그 기록을
마주한 순간 희미해진 추억들이 다시
찬란하게 되살아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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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신경망 번역에 ‘한국어’ 추가…11개 언어 지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개발한 자사 신경망 기반 번역 서비스에 한국어를 추가했다. 최대 1만자까지 신경망 기술을 이용해 번역한다.


신경망 기반 번역은 단편적인 단어에 대한 직역이 아닌, 문장 전체의 맥락을 파악해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번역이 특징이다. 구글과 네이버도 최근 신경망 기술을 이용한 번역 서비스인 ‘구글 번역’과 ‘파파고’를 선보였다. 구글 신경망 번역은 7가지 언어, 네이버 파파고는 한영 번역을 최대 200자 이내 번역한다.


MS는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신경망 기반 번역 서비스를 공개했다. 당시 영어, 독일어, 아랍어, 중국어, 일본어를 포함한 10가지 언어를 지원했다. 이번에 한국어가 추가하면서 총 11가지 언어를 번역한다.


신경망 번역 원리

신경망 번역 원리


MS 신경망 기반 번역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언어를 학습한다. 총 두 단계에 걸쳐 번역한다. 먼저, 번역 대상이 되는 문장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해당 문자에 사용된 언어가 어떤 문맥을 가졌는지 파악한다. 그다음 문장에 맞는 단어를 골라 뜻을 배치하고 번역한다. 단순히 해당 문장 안에 단어가 몇 개 들어가 있고, 각 단어의 뜻을 기계적으로 번역해서 보여주는 게 아니라 문장 전체 의미를 파악해서 이에 가장 잘 맞는 뜻을 가진 단어를 골라 번역한다.


예를 들어, ‘개가 매우 행복해 보인다. 그 개는 강아지 6마리를 낳았다’라는 문장을 프랑스인과 미국인이 MS 신경망 번역을 이용해 문장을 번역했다 치자. 미국인에게는 ‘The dog looks very happy. The dog bore 6 puppies’라고, 프랑스인에게는 ‘La chienne a l’air très heureux. La chienne portait 6 chiots’라고 보여준다.


프랑스어에서는 똑같은 단어라도 모든 명사에 남성형과 여성형으로 성이 나뉜다. 이 성별이 무엇이냐에 따라 뒤따라오는 동사 형태가 미묘하게 다르다. 여기서 신경망 분석이 빛을 발한다. 신경망 분석은 ‘그 개는 강아지 6마리를 낳았다’라는 문장의 의미를 해석해 ‘그 개 성별은 암컷이다’라고 추론했다. 불어로 ‘개’는 남성형 명사로 ‘le chine’으로 표현하지만, 이 문장에서는 암컷이라고 생각해 여성 형태의 ‘La chienne’를 쓴다. 흐름을 파악해서 자연스러운 번역을 제공한다.


이날 MS는 언어의 의도(Intent)와 실체(Entity)를 파악하는 자연어 처리 서비스 ‘루이스(LUIS, Language Understanding Intelligent Service)’도 이제 한국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루이스는 챗봇과 앱, 그리고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파리행 티켓을 예약해줘’라는 문장을 입력하면, 루이스와 결합한 서비스 플랫폼에서 파리행 티켓을 예약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불러온다.


MS 측은 “이미 IT, 제조, 교통, 물류, 쇼핑,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 많은 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 루이스 기반의 AI 챗봇과 앱을 통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파트너와 함께 클라우드 기반의 AI 서비스를 활발히 개발 중으로, 이번 루이스의 한국어 지원을 통해 스마트 스피커, ARS 부가 서비스, 상품 예약 및 조회 등 다양한 한국어 애플리케이션들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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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vs 인공지능’, 누구를 위한 대결이죠?


http://www.bloter.net/archives/272574


2월21일 ‘제2의 세기의 대결’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열린 행사가 있습니다. 국제통역번역협회 (IITA)와 세종대학교, 세종사이버대학교가 공동 주최한  ‘인간 vs 인공지능(AI) 번역대결’ 행사입니다. ‘알파고’에 이어 인간과 AI의 두 번째 대결이라는 주최 측의 홍보가 더해지면서 대회는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주최측이 내린 결과는 인간의 승리. 기다렸다는 듯이 ‘인간의 압승이었다’라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동시에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 진 인간이 ‘정신 승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대결 방식을 두고 공정하지 않다는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행사 메인 포스터, 세종대학교 제공

이 대결은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 번역사 4명과 구글 번역기, 네이버 번역기 ‘파파고’, 시스트란 번역기 등 총 번역기 3가지가 제한된 시간 안에 영어와 한국어 지문을 번역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번역기는 10분 동안, 인간은 50분 동안 문제를 번역했습니다.

대결 직후 번역 평가 점수가 공개된 부분에 대해서도 평가 기준이 사람에게 맞춰져 있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번역기 순위에 대한 추측성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이런 기사 분위기에 행사를 연 주최측도 이해는 하지만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번역 분야에서 AI가 얼마나 인간의 능력에 가까워졌는지 비교해보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진행했는데, 여론과 언론보도가 부정적으로 나오자 당혹스럽다는 입장입니다.

급기야 국제통번역협회와 세종대 측은 책임을 서로 미루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선을 그은 건 국제통번역협회입니다. 강대영 국제통번역협회 국장은 <블로터>와 전화통화에서 “주최는 우리(협회)가 한 것이 맞지만, 공정성 문제 때문에 출제 및 평가는 심사 위원에게 일임했으며, 우리는 진행만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불공정성 논란이 나오는 건 엄연한 사실입니다. 인간은 기계처럼 빨리 번역할 수 없습니다. 기계와 인간을 일대일로 대입한다면 본질에서 불합리합니다. 공정한 조건은 제한 시간을 동일하게 해야 하는데, 그게 불가능하니 한계라고 잡고 갔습니다. 시간을 좀 더 주는 것으로.”

인간과 번역기의 대결은 분야 특성상 완벽히 공정한 여건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번역엔 명확한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협회 측 역시 출제된 문제 중 인간 번역사한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도 있었다며 대회를 둘러싼 불공정성 논란을 인정했습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홍보실장 역시 이번 행사에 대해 진행만 했을 뿐이라고 얘기합니다. 문제 제출과 평가를 세종대에서 맡긴 했지만, 그런 부분은 모두 곽중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가 했다고 답했습니다.

“곽중철 교수가 한국 번역업계에서 누구도 토 달 수 없을 만큼 최고이기 때문에 그분에게 모든 걸 맡겼습니다. 행사 진행도 구글에는 연락했는데 답이 없었고, 네이버는 협회 측에서 연락한 것으로 알았으며, 시스트란은 행사 소식 듣고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국제통번역협회와 세종대학교 측 모두 행사는 주최했지만, 자세한 행사 내용이나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주최한 곳은 있는데, 정말 주최했다고 얘기하는 곳은 없는 셈이지요.

행사를 두고 참여 업체로 거론된 구글, 네이버, 시스트란도 불만이 많습니다. 구글과 네이버는 행사에 자신들이 ‘참여’했다는 주최측 말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참여 의사를 밝힌 시스트란 역시 행사 진행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


주최측과 여러 업체, 관계자의 말처럼 인간과 기계의 역할을 따로 분리할 것이 아니라 인간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어땠을까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있는 행사가 됐을 지 모릅니다.

집단지성을 이용한 번역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이번 대회를 두고 ‘인간과 기계의 공존’을 생각해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번 대회의 공정성과 인간과 기계의 장단점을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기계 번역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시대마다 달라지는 문화적 의미와 뉘앙스를 읽어내는 건 인간의 영역이죠. 동시에 기계번역이 인간에게 가져올 편리함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결국, AI는 사람의 번역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하고, 기계의 도움으로 통번역가들은 서비스의 편의를 얻을 수 있으므로 둘의 공존이 불가피하죠.”

지난해 인간과 퀴즈대결을 벌인 국산 AI ‘엑소브레인’ 개발을 담당한 ETRI 박상규 박사는 번역기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전했습니다.


“AI 번역이 아직 사람을 대체할 수준은 아니지만, 장점은 있어요. 인간처럼 정확하게는 못해도 빠른 시일 내에 많은 문장을 번역할 수 있다는 점,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간과 AI가 서로 경쟁이 아닌, 상생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대결 결과처럼 기계의 빠르기와 생산성을 활용하면서 자동번역기가 번역하기 어려운 부분을 통번역사가 편집하면 훨씬 생산성 높은 번역 작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곧 따라잡을수 없게 될 것이다. 기계는 잠을 자지 않고 배우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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