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몸이 죽으면
혼은 어디로 갈까, 문득 너는 생각한다.
얼마나 오래 자기 몸 곁에 머물러 있을까.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들여다볼 때, 혼도
곁에서 함께 제 얼굴을 들여다보진 않을까.
강당을 나서기 직전에 너는 뒤돌아본다.
혼들은 어디에도 없다. 침묵하며
누워 있는 사람들과 지독한
시취뿐이다.
- 한강의 《소년이 온다》 중에서 -
* 혼은 떠나기 전,
생전의 자기였던 몸을 바라본다 합니다.
어쩌면 작가의 시선처럼 산 자와 함께 한때는
자신이었던 몸을 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한없는 슬픔과 연민과 고마움으로 작별을
고할 것입니다. 이제 나머지는 오직
살아있는 자들의 몫입니다.
반응형
'생활의 발견 > 아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몸이 말하는 신호 (0) | 2024.10.21 |
---|---|
한강 (0) | 2024.10.21 |
지옥 같은 고통은 왜 올까 (0) | 2024.10.17 |
파종과 추수, 거대한 순환에 대하여 (0) | 2024.10.16 |
저체온 여성이 늘고 있다 (1) | 2024.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