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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에 새로 들어온
책을 정리할 때 나는 가장 설렌다.
누군가의 손을 거친 책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느슨한 질감, 냄새, 그리고 무엇보다 책 속에서
때때로 발견하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 때문이다.
새 책은 공장에서 태어나 곧장 서점으로 오는 것이라
아직 아무도 펼쳐보지 않은 상태다. 읽은 사람이
없는 책은 아직 책이 아니다. 책은 누군가가
읽었을 때 비로소 책이 된다. 읽히지 않은
책은 글자가 적힌 종이뭉치일 뿐이다.
- 윤성근의 《헌책방 기담 수집가》 중에서 -
* 낯선 거리에서
헌책방을 만나면 아주 반갑습니다.
켜켜이 쌓인 헌 책들 사이에서 보물을 발견하면
횡재라도 한 느낌입니다. 더구나 저자의 사인이나
읽은 이의 밑줄이라도 보게 되면 비밀을 훔쳐본 것처럼
설레기도 합니다. 저자가 쓴 글을 매개로
낯선 이와 만나 친구가 된 듯합니다.
헌 책이 주는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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