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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안개에 젖는다.
그리하여 내 시야 끝에서 강은 안개와
하나가 된다. 이제 강은 안개이고 안개는
곧 강이다. 안개는 서로 하나된 사랑의 끝에서
강을 하늘로 들어올린다. 안개 속에서 강은
하늘로 흐른다. 하늘로 올라가 하늘과 섞인다.
강은 끝내 하늘에서 사라진다. 안개는 강을
하늘로 들어올린다. 나는 안개에 홀린
나머지 안개에 휩싸인 강의 눈썹이라도
밟아보려고 애를 태웠다.


- 박인서의《너에게 미치도록 걷다》중에서 -


* 강과 안개는 모습을 달리 한 하나입니다.
때로는 강물로, 때로는 안개로, 형태를 바꾸어
모습을 드러냅니다. 질료는 하나이지요.
우리도 언젠가 몸이 생명을 다하면
지수화풍 사대 원소로 돌아갈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나의 나 되어있음이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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