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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싫었다.
15년 가까운 시간 동안,
두 달에 한 번은 길 위에 있었다.
여행일 때도 있었지만, 여행이라 부르기 힘든
때가 더 많았다. 목적이 분명한 여행, 해내야 하는
과업이 있는 여행, 돌아다님으로써 생계를 잇는 자의
관점에서, 비는 방해꾼이었다. 하지만 사실은,
비가 싫지 않다.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우연히, 당신과 만나는 여행이었으면
좋겠다.
- 탁재형의《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중에서 -
* 여행은 만남입니다.
비도 만나고, 문화도 만나고, 상처도 만나고,
사람도 만납니다. 우연히 만났을 뿐인데, 그러나
그 만남이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치 오래 전부터 이미 이어져왔던 것처럼
전혀 낯설지 않은 모습으로 성큼 다가와
꿈이 되고, 치유가 되고, 사랑이 됩니다.
그 여행에서 만났던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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