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넷플릭스 ‘망 사용료’ 갈등…방통위 중재 나선다
"캐시서버 무상제공하겠다" vs "국내 CP 역차별하는 꼴"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이하 SKB)는 11월12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이 같은 상황을 중재해달라는 재정 신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방통위가 조정 절차에 착수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45조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자 상호 간에 발생한 전기통신사업과 관련한 분쟁 중 당사자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기통신사업자는 방통위에 재정을 신청할 수 있다.
방통위 측은 “중립적인 제3자의 위치에서 당사자 간의 협상과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캐시서버’ 대안 내놓은 넷플릭스, 근본적 해결책 아니라는 SKB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 수는 2018년 2월 40만명이었으나 올해 10월 200만명까지 늘어났다.
SKB는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가 이처럼 증가하면서 과도한 트래픽이 발생했고, 국제망‧국내 통신망 용량을 증설했지만 망 비용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 1년 동안 넷플릭스와 협상을 시도했지만 넷플릭스가 이에 응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SKB 관계자는 “수차례 협상을 시도했지만 입장 차이가 너무 커서 원만한 합의를 이루기가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SKB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오픈 커넥트(Open Connect,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 서비스를 무상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망 트래픽 부하를 현저히 줄임과 동시에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윈윈’ 방안”이라고 말했다.
오픈 커넥트는 이용자가 자주 보는 콘텐츠를 가까운 지역에 전달 및 저장하는 방식으로 망 트래픽 부하를 줄인다. 이용자가 넷플릭스로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할때, 관련 트래픽이 망 전체를 경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LG U+, 딜라이브, CJ헬로 등 전세계 1천여개 인터넷사업자(ISP)가 오픈커넥트를 자사의 네트워크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B 관계자는 “무상 송출을 통한 방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국내 통신망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당한 이용대가를 부과한다고 볼 수 없다”라며 “LG U+와 딜라이브도 넷플릭스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별개의 사안으로 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역차별 문제도 언급했다. SKB 관계자는 “국내 CP는 국내 통신망을 쓰면서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넷플릭스는 캐시서버를 우리 ISP에 설치하고 무상 이용하겠다는 건데 형평성에서 어긋난다”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우선 분쟁 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이후 법률·학계·전기통신분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심의 과정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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