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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게 핀 수선화가 보인다
신작로 길 개나리도 보인다
군락을 이룬 벚꽃이 보인다

손길 닿지 않아도
발길 닿지 않아도
봐주는 이 없어도

본분 다하며
말 없는 몸짓으로 피워내는
그대는 나의 스승입니다


- 이영월의 시집《하늘길 열리면 눈물의 방》에 실린
시〈해미천을 걷다가〉(전문)에서 -


* 세상은 힘들어도
봄은 어김없이 다시 오고
형형색색 꽃들도 어김없이 피었습니다.
곳곳에 벚꽃이 만개해 눈이 부십니다.
우리가 물을 준 것도, 다듬어 준 것도
아닌데 아이처럼 스승처럼 다가와
아픈 마음을 어루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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