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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기업과 전통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좁혀진 이유 중 하나는 전통기업들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서 다양한 디지털 기술(클라우드, SaaS, 협업툴)과 문화를 받아들였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요? 만약 여러분의 회사가 

 

  • 직급체계를 줄이고 상사의 마이크로매니징(사소한 것까지 업무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에 대한 코칭(응원과 육성)이 중요해졌다면
  • 팀원이 자신의 의견을 리더에게 두려움 없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면
  •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월급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성장과 성취감을 위해서라면
  • 자리에 앉아있는 시간이 아니라 객관적인 결과물로 성과를 평가받는다면

 

이미 여러분의 회사는 실리콘밸리처럼 일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테크의 시대가 끝나고 고용시장에서 기업이 유리해졌다고 과거와 같은 기업문화로 돌아갈까요? 그렇지 않을 것 같아요. 한번 자유를 맛 본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곳으로 갈거에요.  우수한 인재를 붙잡기 위해서라도 기업들은 스스로의 문화를 바꿔가야할 것 같아요. 

 

 
 
테크의 시대가 뭔데? 
 
‘테크의 시대가 끝난것인가’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테크의 시대’가 무엇이었는지를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미국을 기준으로 보자면 아이폰의 성공으로 애플이 2010년 부상한 때가 저는 테크의 시대가 시작된 시기라고 보고 있어요.
 
왜냐면 이때쯤 미국 주식시장 최상위에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가 올라왔거든요. 2013년에는 테슬라가 상위 10위안에 올라오고, 2015년 페이스북, 2017년 아마존이 10위 안에 들어왔습니다. 2021년 엔비디아까지 상위 20위로 올라오게 됩니다.
 
우리가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니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이라는 단어를 만들고 미국주식 열풍이 불기시작한 것이 이 시기거든요.  


테크기업 시총 비중 43%->80% 
하지만 단순히 순위로 보면 빅4(애플, MS, 구글, 아마존)의 지위가 드러나지 않는데요. 미국 기업들의 시가총액 상위 10위에서 테크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2010년 구글, 애플, MS 가 상위 10위에 있었고 이 회사들이 10개 회사 시가총액을 합친 것 중 43%를 차지했습니다. 이것도 적지 않은 규모인데요. 2017년에는 이 비중이 72%로 올라갔구요. 2022년 초 빅테크 기업들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오를때는 상위 5개 테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했습니다.
 
지금은? 73%로 낮아졌습니다. 2017년에 상위 10위권에 있었던 페이스북(메타)이 탈락한 것도 있지만 과도했던 기업가치 격차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좁혀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빅테크와 혁신 생태계
테크기업들은 실리콘밸리 즉 미국의 벤처생태계와 밀접하게 연관이되어있는데요.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이 모두 초기에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았고 메타의 경우 역대 가장 성공적인 VC 엑시트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신생 스타트업들의 경쟁자이면서 잠재적인 인수자이기도 합니다. 빅테크기업와 스타트업은 인재를 두고서 경쟁하기도 하고, 빅테크에서 나온 사람들이 창업을 해서 스타트업을 만들기도 하죠.
 
미국 시가총액 상위 기업중 스타트업에서 막 올라온 기업들도 많습니다.
 
  • 에어비앤비 118위 / 2008년 설립 / 2020년 상장
  • 우버 134위 / 2009년 설립 / 2019년 상장
  • 스노우플레이크 / 2012년 설립 / 158위 2020년 상장
  • 줌 299위 / 2012년 설립 / 2019년 상장
 
미국에서 시가총액 300위안 에만 들어도 30조가 넘는 엄청난 큰 기업인데요. 불과 10년만에 30조 가치의 기업을 만든다? 정말 엄청난 성장속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혁신을 만든 것은 기업문화
빅테크기업과 스타트업들의 초고속 성장의 비결이 무엇인가를 사람들이 봤더니 공통적으로 ‘기업문화’가 다르다는 것이 발견됐습니다.
 
조직 구성원간의 수평적인 소통, 규정과 법에 얽매이기 보다는 실질을 챙기는 것, 실패를 용인하고 오히려 독려하는 문화. 관행과 관료제, 사내정치에 젖은 기존의 대기업들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문화였습니다.
 
이 같은 문화는 단시간에 구축된 것이 아니라 1957년 페어차일드 반도체의 설립에서부터 시작된 창업자, 벤처캐피털, 대학이 함께 만들어낸 문화였습니다. 2010년 이후 가속화된 모바일과 소프트웨어, 그리고 저금리는 이런 문화와 만나 엄청난 혁신을 만들어냈어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빠르게 시도하는 문화는 빅테크기업과 스타트업들을 성장시킨 가장 중요한 비결 중 하나입니다. 
 
테크의 시대란 이런 실리콘밸리식 혁신 생태계와 기업문화를 다른 기업과 국가들이 배우고자 했던 시대라고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중국이 실리콘밸리 문화의 이식에 성공했고, 정도는 다르지만 한국, 동남아, 인도, 유럽마다 실리콘밸리식 혁신 생태계가 만들어졌습니다.
 
즉, 테크의 시대란 2010년 이후 가속화된 테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상승과 실리콘밸리에서 만들어진 혁신생태계와 문화의 전세계 전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일경제가 실리콘밸리 특파원을 만들고 미라클레터를 쓰기 시작한 것도 이런 목적이 컸습니다.
혁신이란 금리의 종속변수인가요? 
그런데 말이죠. 제가 최근에 만난 한 스타트업 대표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스타트업이 혁신의 상징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금리가 올라가고 투자를 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주변 기업들의 가치가 떨어지는 걸 보니까 혁신이란 것도 결국 금리의 종속변수가 아닌가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동안 저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들의 돈을 방탕하게 쓰는 걸 지켜봤어요. 과연 제가 창업을 한 것이 잘한 것일까요?"


혁신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은 그냥 금리가 낮아서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요? 대표님이 갖고 있던 고민의 무게가 저에게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저는 그래서 ‘끝난 것’과 여전히 ‘남은 것’이 뭔지 한번 생각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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