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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외모만 보고
사람을 판단할 때가 있다.  
외모가 아닌 목소리만으로 상대의 성격을
파악할 때도 있다. 같은 말이라도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게 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감과
비호감을 목소리만 듣고 결정하는 오류를
범한다. 하지만 종종 이미지와 목소리가
생각했던 대로 일치하는 때도
생기니 정답은 없다.


- 김기화의 《그설미》 중에서 -


* 관상은 타고나지만
인상은 살면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아무리 귀한 상을 지녔다고 해도 늘 울상이거나
성난 얼굴이면 일이 잘 풀릴 수 없습니다. 인상, 관상보다
심상(心相)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목소리 또한 그렇습니다.
타고난 고운 소리도 성내는 말, 비난하는 말, 불평불만의
말을 하는 목소리가 고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외모와
목소리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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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녀 같은 할머니가 되고 싶다.
너무 거칠거나 모나지 않게 살고 싶고,
세상 풍파에 너무 찌들고 싶지 않다는 소망이
담긴 꿈이다. 살다 보면 종종 소녀 같은 할머니,
소년 같은 할아버지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귀엽다"라는 말이 죄송스럽지만,
이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리는 분들을 뵐 때면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대강 짐작이 간다.  


- 김혜민의 《지금보다 괜찮은 어른》 중에서 -


* 얼굴은 심상(心象)입니다.
특히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그분의 마음과
살아온 역사가 보입니다. 삶의 질곡을 지나며,
어찌 반응했는지가 얼굴의 주름에 새겨져 있습니다.
시련과 고난의 흔적이지만 그 흔적 이상의 경계를
넘으며 아로새겨진 소년 소녀의 꿈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꿈은 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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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이 운명을 바꾼다.

송나라 재상 범문정의 젊었을 때의 이야기다.

일정한 직없도 없이 이곳 저곳을

떠돌던 그가,

어느날

길가에 앉아 있는

점쟁이에게 다짜고짜

자신의 운세를 물어보았다.

"제가 이 나라의 재상이 될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갑작스런

젊은이의 질문에

점쟁이는 눈을 껌뻑껌뻑 하면서

이리저리 살피더니 말했다.

"음,

자네의 관상으로는

어림도 없네 그려."

범문정은 크게 실망했지만

다시 한번 물었다.

"그럼

의원 노릇이라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점쟁이는

의아하다는 투로 물었다.

"아니 자네의

희망사항이 어찌해서

금방 재상에서 의원으로

내려 앉는가?"

"예, 저는

여하튼 백성을 구원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세상을 살기 좋게 다스리려면

우선 재상이 되야 할 것이고

그게 안 된다면

세간에서 천하게 여기고 있는

의원이라도 되어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 주려고 그럽니다."

이 말에 점쟁이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럼 자네는

결국 재상을 하겠구먼."

범문정이

이 말을 듣고

이상하여 다시 물었다.

"아니 어떻게

금방 변하는 점괘도 있습니까?

좀 전에는 어림도 없다더니

이제는.."

그러자

점쟁이가 엄숙하게 말했다.

"관상에 골상이 색상만 못하고,

색상이 심상만 못하다는 말이 있네.

자네는

골상이나 색상으로 보아서는

재상 근처에도 못 갈 위인이지만,

그 넉넉한 심상을 보아하니

결국 재상이 될 거라는 말이네."

 

관상쟁이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무릇 ‘관상’(觀相)을 보는데 있어서 ‘색상’(色相=얼굴상)이 맨 먼저고, 둘째는 ‘골상’(骨相=뼈상)이고, 셋째는 ‘심상’(心相=마음상)입니다. 그런데 예로부터 색상은 ‘불여골상’(不如骨相)이요, 골상은 ‘불여심상’(不如心相)이라 했습니다. 즉 얼굴상은 골상만 못하고 골상은 마음상만 못하다는 뜻입니다. 당신의 색상이나 골상은 별로 시원치 않아 재상감이 아닙니다. 그러나 당신이 자기 개인의 출세를 위해서 재상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고 도탄에 빠진 백성을 건지기 위해서 재상이 되고 싶다고 하니 심상이 곱고 훌륭하기에 당신은 장차 충분히 재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관상쟁이의 말대로 그 이후로 범문공은 과연 벼슬에 등용되어 송나라 때 재상을 20년간이나 지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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