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개발자 축제, ‘파이콘 한국 2017’을 돌아보며
http://www.bloter.net/archives/291567
파이콘은 축제다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표면적으로 얻을 수 있는 건 물론 ‘개발에 대한 지식’이지만 지식은 구글 검색, 블로그, 스택오버플로우에서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컨퍼런스의 슬라이드와 동영상이 공개되니 ‘지식’은 꼭 참여하지 않더라도 얻을 수 있다. 컨퍼런스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것은 나 외에도 파이썬과 개발을 좋아하고 즐겁게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아닐까.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그렇다. 파이콘에서 이야기를 나눈 한 스피커 분은 한국에 파이썬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며 즐거운 축제 분위기라 너무나 즐거운 행사였다고 했다. 그런 느낌을 많은 분이 받았으면 좋겠다. 다 같이 하는 느낌, 축제에서 즐겁게 이야기하는 느낌 말이다.
파이콘은 돈을 내고 세션을 듣고 집에 가는 행사가 아니다. 누구나 주제를 제안하고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열린 공간, 누구나 제안해서 5분짜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라이트닝 토크는 물론 기념품 가방의 내용물을 채우는 작업도 참석자 모두가 할 수 있도록 모두가 준비해서 함께 만들어나가는 행사가 파이콘이다. 파이콘 한국은 준비하는 사람들이 100%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준비하기 때문에 완성도가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을지 몰라도 더 즐거운 행사가 되지 않았나 싶다.
위에 언급한 프로그램들처럼 파이콘 한국 준비위원회는 파이콘 한국을 더 의미 있는 행사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시도가 파이콘 한국이 자발적인 노력만으로 계속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고 해마다 같은 행사를 같은 프로그램으로 한다면 준비하는 사람들이 준비하는 의미와 재미가 없어지지 않을까. 지금까지 한국에서 많은 좋은 커뮤니티 컨퍼런스가 생기고 또 없어지기도 했다. 그 컨퍼런스들은 왜 없어졌을까? 파이콘 한국은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규모와 완성도 면에서 성장할 수 있었고 이런 추세는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명확한 답이 없는 이 질문을 끊임없이 해가면서 내년에도 파이콘 한국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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