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반응형

퇴수(退修)라는 단어는
제게 참으로 큰 위로를 줍니다.
지난 시간 때로는 엄청난 비난의 포화를 받기도 했고,
때로는 가슴이 저릴 만큼 억울하기도 했고, 때로는
길을 걸으며 눈물이 나올 만큼 외로웠습니다.
퇴수는 제게 세상과 정치, 사람을 대함에
새로운 자신감과 여유를 주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한 주에 한 번은
서점에 들러 한 보따리 책을 사
끊임없이 읽으며 다양한
세상의 변화를 따라
잡고자 했습니다.


- 김민석 《퇴수일기》 중에서 -


* '퇴수'는 물러나 수양한다는 의미입니다.
인생의 불운을 맞거나 사회적 활동의 길이 막혔을 때
잠시 내려놓고 운둔하며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입니다.
모세의 40년 광야 생활, 사마천의 궁형(宮刑)이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고통의 퇴수를 거쳐 모세는 출애굽 지도자로,
사마천은 '사기'(史記)로 복귀했습니다. 저자도 이 기간을
거치며 아마 더 깊어졌으리라 생각됩니다.

반응형

'아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찰력의 총합'  (0) 2025.05.12
물은 바다로 흐른다  (0) 2025.05.12
잠자리에 누웠을 때  (0) 2025.05.08
영혼을 울리는 노래  (0) 2025.05.07
급발진을 경계하라  (0) 2025.05.07
반응형

마천의 출사표

"구름은 용을 따라 생기고, 바람은 호랑이를 따라 일어난다.성인이 나타나야 만물도 다 뚜렷해진다."

  雲從龍, 風從虎, 聖人作而萬物睹.

백이와 숙제가 비록 어질기는 했지만 공자가 있어서 그 명성이 더욱 그렇다 났다. 

안연도 학문을 독실하긴 했지만 천리마(공자)의 꼬리에 붙었기에 그 행적이 더욱 두드러지게 되었다.

숨어사는 지조있는 선비들은 때를 보아 세상에 나아가고 물러나지만 

그 훌륭한 명성이 연기처럼 사라져 거론조차되지 않으니 너무나 서글프구나!  

시골에 묻혀사는 사람 중에 덕행을 갈고 닦아 명성을 세우고자 하는 사람이라도 

지고한 선비를 만나지 못한다면 어찌 후세에 이름을 남길 수 있겠는가?

이 사마천이 비록 불초하나 역사의 붓으로 

이들의 행적을 뚜렷히 기록하여 만세에 밝히고자 한다.

[출처] 사마천의 출사표 (서바이벌 리스트) |작성자 메그

반응형
반응형
인물과 사건이 
역사의 뼈와 살이라면, 
제도와 문화는 혈관과 신경이다. 
사회와 시대를 입체로 재현하려면 제도와 문화를 
함께 보아야 한다. 사마천은 단순히 제도 변경 사실만 
기록한 게 아니라 제도에 적응하고 허점을 이용하는 
사람의 행동을 함께 살피면서 제도사와 문화사를 썼다. 
이런 측면까지 인식하고 역사를 서술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유시민의《역사의 역사》중에서 - 


* 사마천은 
단순한 역사가가 아닙니다.
전 인류 가운데 핀 한 송이 꽃과도 같은
경이로운 존재입니다. 오늘의 중국을 있게 한
위대한 기록자입니다. 궁형이라는 치욕의 형벌을 감수하며
대나무 종이에 적은 한 사람의 기록이 중국의 역사가 되고,
중국의 문화가 되고, 중국의 제도가 되었습니다.
후대의 역사와 문화와 제도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습니다.


...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