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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안경

 

도수를 몇 도로 맞추어야만
정확한 안경이 되는 걸까

밤까지 찬란한 저 불꽃 사과와
과수원 풋사과의 분별을 망설이는 사이

이생의 심지는 다 타들어 가고

- 문재규의 시집《틈새꽃》에 실린
시 <이것일까 저것일까> 전문 -


* 안경은 빌려 쓰기 어렵습니다.
각자의 시력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나만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세상 모습을
상대에게도 권하거나 강요하지는 말아야겠지요.
상대방 눈의 도수가 얼마인지 우리는
알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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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떠나고 나면

 

착하고 순한 미남 씨는
마음결이 너무 고와 상처를
견뎌내지 못한 것은 아닐까?
누나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고 살았어도
채워지지 않는 무엇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는 갑자기 혼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리라.


- 정효정, 임정재의《살아 있는 동안 사랑하지 않으면》중에서 -


* 사랑은 어느 순간
상처가 되고 권력이 되기도 합니다.
사랑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다가 어느 날
사랑이 떠나고 나면 비로소 현실을 직시하게 됩니다.
떠난 사랑에 대한 원망보다는 감사함을 보내 보세요.
아기 새도 둥지를 떠나 홀로 날아야 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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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의 근원이 사라진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배설하는 것. 건강의
핵심 키워드이며, 중대 질병의
발생을 차단하는 예방 의료의 필수 조건이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 필수 생리 메커니즘의
비정상 상태는 만병의 근원이 된다.


- 이란의《소리 치유 혁명 율본》중에서 -

*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
건강한 사람의 삼각구도입니다. 여기에
잘 쉬고, 잘 노는 것까지 더하면 그 사람이야말로
'잘 사는' 삶의 주인공입니다. 만병의 근원이
자신도 모르게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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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

아무리 애를 써
반복해도 소용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진전이 없다
무기력이
천진한 얼굴로 가장해
나에게도 찾아왔다

윈드서핑을 해본 사람은 안다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일 수 없는 지점에 들어갈 때가 있다
위험지역
‘데드 존Dead Zone’이다

데드 존에서는 기다려야 한다
죽은 듯 기다리며 바람을 느껴야 한다
바람이 어느 쪽에서 오는지
가만히 응시해야 한다

방향 잃은 감각과 두려움이
수평선에 쌓이면
숨을 고르며 기다리다
데드 존에 미세하게 물결 라인이 포착되는
바로 그 순간, 바로 그때
수면이 잔파도 일으키기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 바로 그때
자일을 잡아 돌려
바람을 받아 안고
파도를 차고 나가야 한다

바람이라는 동력이 없을 때
몸짓은 헛된 시도다
물속에 처박히기만 한다

절망의 무게로 짓눌린
무력감이 싱싱하게 질척거리는
데드 존 경험은 약이다
서핑 실력이 훌쩍 점핑한다

불청객처럼 다가온
슬럼프의 늪
점핑할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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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대학 졸업식에서
찍은 사진을 기억해.
너는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지.
졸업모를 멋부린 각도로 비스듬하게 쓰고,
한 손을 선글라스에 갖다 대고, 허리에 댄
다른 손으로는 졸업 가운을 잡아당겨
안에 입은 탱크 탑과 반바지를
일부러 보여주고 있지.


- 테드 창의《당신 인생의 이야기》중에서 -


* 인생의 많은 장면이
기억 속에 있습니다. 온갖 멋을 부려 찍은
졸업식 사진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 기억은
살다가 어느 순간 불현듯 떠올라 과거 그 순간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숏츠처럼 찰나의 그 순간, 사소한
옷차림이나 색깔, 표정, 느낌들이 시공간을 넘어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지금의 이 순간도
먼 훗날 그렇게 기억으로 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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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지만 돌봄을 위해 최적화된 공간,
아버지가 침대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되더라도
고립되지 않고 일상의 일부가 되실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하리라 마음먹었다. 침대에 누워서도 천창으로
하늘을 볼 수 있으며, 미닫이문을 열면 거실과 주방을
오가는 딸들을 한눈에 보고, 거실 너머 테라스에 꾸민
정원까지 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상상해 보았다.
딸들의 입장에서도 집안일을 돌보면서도
침대에 누워 계신 아버지와 눈 마주치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 이나미의 《더 나은 죽음을 위한 삶 디자인》 중에서 -


* 누구나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조금 빠르거나 조금 더 늦을 뿐이겠지요.
그러나 누워 있는 공간과 환경은 다를 수 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각종 의료기기에 묶인 채로 연명하다
세상을 떠나는 신세가 되지 않기를 기도하지만 그것
역시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가능하다면
자신이 살던 공간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의 돌봄
속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저자의 아버지를 위한 배려가
참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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