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남산타워. 명동에 내려서 케이블카 탑승장 까지 도보로 이동.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없어서 별도 웨이팅 없이 편도 탑승. 올라가서 남산타워 티켓도 바로 구매하고 제일제면소에서 점심. 오뎅에 사케 파는 라운지에 가고 싶었지만, 우동이 먹고 싶다는 요청으로 우동집으로. 점심 먹으며 보는 전망이 참 좋았다.
전망대에 올라서 구경하고 캔디도 사고. 안창호 기념관 방향으로 내려와서 네이버에서 미리 예매해두었던 피크닉에서 하는 국내여행 전시 관람.
운영기간 :2022-07-20 ~ 2022-09-12잠과 관련한 담론들을 커다란 줄기로 삼을 것이다. 전시는 잠의 과학적, 사회적, 예술적 해석과 담론들을 참조하면서 여러 예술가, 디자이너, 학자, 시인, 음악가들을 초빙하여 전시와 공연, 세미나, 토론 등을 구성하고였다. 현재 잠을 주제로 작업하는 다양한 예술가, 작가들을 섭외하였으며 이들은 설치, 영상, 미디어아트, 회화, 디자인, 사운드, 텍스트 등을 통해 잠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보여줄 예정이다.
잠은 인간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활동 가운데 하나이다. 모든 사람들은 하루의 약 3분의 1을 자면서 보낸다. 즉 일하고 즐기는 시간 이외의 휴식과 보충을 위한 시간이 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뜻이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의 ‘주’는 잠을 자기 위한 공간, 즉 침실을 핵심으로 한다. 어쩌면 인간의 노동의 많은 부분은 가장 편안한 잠을 얻기 위한 노력의 일환처럼 보이기도 한다. 잠과 관련된 산업의 규모는 경제가 발전하면 할수록 커지고 있다. 사람들은 더욱 고급스럽고 편안한 침실, 침대 및 관련 소비재를 필요로 한다. 잠은 사회적, 경제적, 산업적, 정치적, 의료-과학적 차원에서 점점 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전시의 주제는 ‘나의 잠’이다. 잠은 일인칭이며 나의 것이다. 잠이 나의 것이라는 사실은 마치 사랑이나 죽음이 나의 것인 것과 같다. 사랑이나 죽음을 타인과 공유할 수 없는 것처럼, 잠은 타인과 공유할 수 없다. 그것은 나에 한해 일어나는 일이며 오직 내게만 일어나는 일이다. 나의 잠은 세계에 속하지 않는다. 세계에 속하지 않을 권리. 그것이 잠에 대한 나의 권리다. 나의 잠은 나의 탈-세계, 탈-현재, 탈-자아를 포함한다. 관객들이 이 전시를 통해 ‘잠’에 대한 각자의 경험을 떠올리고 각각의 작품들에 투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더 흥미진진한 잠에 관한 사유를 진전시킬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잠이 ‘나머지’나 ‘여백’이 아닌 삶의 커다란 중심으로서 다루어질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관객들에게 이 전시를 바친다.
전시구성
△한낮: 나의 잠, 너의 잠 김홍석, 워드 워크스, 스튜디오 하프-보틀의 작업을 통해 이야기하는 <한낮>의 잠은 타인들의 시선에 노출되어 있는 수면의 양상을 다룬다. 응시의 대상이 되는 한낮의 잠은 계층과 직업, 젠더와 사회 행동 차원의 무수한 질문을 파생시킨다.
△23:20 반쯤 잠들기 정민성, 이성은, 김대홍, 로와정의 작업은 한 밤의 잠을 이야기한다. 졸음과 피로가 몰려오는 밤 11시는 자연상태에서 이미 잠이 들었어야 하는 시간이지만, 동시대인에게 각성과 몰입을 일으키는 시간이 되었다. 수많은 이들이 만성적인 가면(假眠) 상태 혹은 비몽사몽의 시간을 열렬하게 소비한다. 이것을 달리 자본주의적 불면의 시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1:30 작은 죽음 여다함, 최윤석, 심우현의 작업으로 대변되는 새벽 1시 30분의 잠은 아무도 깨워서는 안 되는 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람들이 가장 깊은 잠에 빠져들어 있을 이 시간은 잠의 주체와 사물을 구분하기 어려운 시점이기도 하다. 이 시점에서 잠든 이들은 자신의 몸에서 빠져나가 어느 다른 곳에 있는 것 같다. 대상화된 신체와 주체의 탈-세계는 바타이유의 표현처럼 죽음을 연상케 한다. 종교적 관점에서 이 순간은 재생과 치유를 약속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3:40 잠의 시공간 이원우, 우정수, 유비호의 작업은 이른 새벽의 렘(REM, Rapid Eye Movement) 수면을 환기시킨다. 깊은 잠과 선잠을 번갈아 가면서 대체로 선명한 꿈을 꾸는 단계로, 인간의 뇌는 이 때 기억과 고통에 연관된 많은 정보들을 정리한다. 작업이 지시하는 것처럼 우리는 ‘잠’에서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수많은 사건과 장면들을 연결하면서, 현실에서 접할 수 없는 숱한 경험들을 겪게 된다.
△새벽에 잠시 깨기 팽창콜로니, 박가인, 무진형제의 작업 역시 새벽녘의 삶의 정경을 묘사한다. 이른 새벽 사람들이 잠을 깬다. 이들이 깨는 것은 다시 잠들기 위해서, 홀로 혹은 타자와 함께 잠을 청한다. 악몽의 기억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 혹은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의 불안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서, 혹은 깨어나면 안 되는 미증유의 이유 때문에 다시 잠으로 침잠한다. 잠은 수많은 깨어남의 중첩과도 같으며, 깨어남 역시 다시 수많은 잠으로의 이행으로 이어진다.
△7:00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 최재은, D 콜렉티브, 오민수의 작업은 여명의 시간 안에서 일어나는 깨달음과 감정을 전달한다. 여명은 잠의 끝으로부터 세계로 귀환하는 순간으로, 잠의 끝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는 각자의 자신의 잠에 대해 내려야 할 결정이다. 작품을 통해 삶과 잠의 균형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이를 위해 우리는 ‘나의 잠’을 무엇이라고 부를 것인가?와 같은 잠에 대한 실존적 물음을 다시 시작한다.
연계프로그램
◇ 슬립토크 1 : 잠의 사회학 : 수면 공동체와 반 수면의 역사 (일시)8월 6일 (토) 오후 2시 (장소)문화역서울284 RTO (진행)조주리 큐레이터 (참여)김현주(독립 큐레이터), 김신식(감정사회학자) 외 참여작가
◇ 슬립토크 2 : 잠의 예술학 : 동시대 예술과 수면을 둘러싼 쟁점들 (일시) 8월 20일 (토) 오후 2시 (장소) 문화역서울284 RTO (진행)유진상 예술감독 (참여)김장언(미술평론가), 리타(미술비평가) 외 참여작가
◇ 슬립토크 3 : 잠의 과학 : 수면에 관한 새로운 접근들 (일시) 8월 27일 (토) 오후 2시 (장소) 문화역서울284 RTO (진행) 유진상 예술감독 (참여) 김지윤(임상심리전문가), 최지범(이론생물학자) 외 참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