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의 가능성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기업에서 이를 적용하는 데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꼭 선택해야 하는 건 아니다. IT 리더가 제어권을 유지할 수 있는 특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그리고 에너지 소비가 적은 소규모 언어 모델이 뜨는 배경이다.
구글의 GPT-4가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AI 비서 코파일럿을 기업용 제품에 적용했다. 구글이 이탈리아에서 스마트폰용 제미니 앱을 출시했다. 이러한 가운데 CIO들은 기술적 흥분이나 상업적 현혹에 휘둘리지 않고 최신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성형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탈리아 연구 및 교육 커뮤니티 전용 광대역 네트워크인 GARR의 CTO이자 인프라 부서 책임자인 마시모 카보니는 "생성형 AI는 많은 이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적절한 검토가 필수적이다. 가능성을 과대평가할 위험도 몹시 높다. AI와 생성형 AI에 대한 첫 번째 위험은 이를 지나치게 믿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가트너는 생성형 AI 기술에 대한 전 세계 기업의 지출이 아직까지는 그다지 크지 않다고 추정했다. 또 올해 예상되는 총 5조 달러(2023년 대비 8% 증가) 규모의 IT 투자 중에서도 생성형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전통적인 IT 서비스와 같은 전통적인 세력이 지출을 주도한다는 관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생성형 AI 기술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다. 2024년에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지출하는 서버 비용 중 거의 60%가 AI 애플리케이션 서버에 집중될 전망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좀 더 신중한 입장이다. 가트너는 2023년에 논의, 2024년에 구현 계획, 2025년에 실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생성형 AI의 주기를 '스토리, 계획, 실행'으로 보고 있다.
CIO가 면밀히 검토하는 생성형 AI
바이오가스 및 바이오메탄 생산과 에너지 효율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네바의 CIO 에도아르도 에스포지토에 따르면, 현재 이네바의 IT는 모두 마이크로소프트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생성형 AI 제품이 오피스 제품군과 완벽하게 통합된다. 회사가 현재 코파일럿을 테스트하는 배경이다. 그는 CFO, 법무 책임자, 기관 관계 및 규제 책임자 등 다른 관리자들과 함께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는 수입과 지출에 대한 재무 분석과 같은 재무 분야에서의 사용을 테스트하고 있다. 가장 큰 기회가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법률 분야에서의 활용이 제한적이라고 보지만, 계약 관리와 법률 연구에 대해서도 생성형 AI를 사용하려고 시도 중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AI가 법률 자문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거나 변경되는 방대한 양의 규칙을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AI로 생성된 새로운 법률에 대한 간단한 글머리 기호 요약본을 경영진에게 보내 검토를 요청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결국, 한 달에 30달러를 지불하는 소규모 기업 입장에서는 사무실에 사람이 한 명 더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에스포지토는 생성형 AI가 복잡한 업무를 완전히 자동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않고 있다. "지속가능성이 한 이유다. 매개변수가 방대하고 훈련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AI의 지속 불가능성
GARR의 카보니에 따르면 AI는 이미 몹시 에너지 집약적이며, 기술 비용의 부담을 더욱 늘린다. 그는 "전 세계 ICT는 2023년에 전체 에너지 비용의 9%, 즉 약 3,000억 달러어치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 비중은 지난 10년 동안 최대 60% 증가했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카보니에 따르면 훈련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생성형 AI는 기존의 인간 중심 접근 방식을 뒤집고 있다. 이제는 인간들이 시장에서 나온 모델에 적응해야 한다. 만약 생성형 AI 플레이어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기업 입장에서는 의존성이 커지고 통제력을 잃게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생성형 AI의 진입 문턱이 높고 대부분의 기업이 제품간 차이를 구분할 지식 없이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소수가 결정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선택의 여지가 협소하고 기업 내 맞춤형 구축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내 생각에는 사내에서 무언가를 구축하려는 접근법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그는 말했다.
빅 테크와 경쟁하는 기업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카보니를 비롯한 많은 기업의 IT 임원들은 대형 공급업체의 모델 판매 방식이 여러 측면에서 불공평하다고 바라본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같은 기업은 제품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데이터 시장의 최대 80%를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또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을 인수하려 한다. 따라서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플레이어의 진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카보니에게 이는 직접 탐구할 필요성을 의미한다.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GARR에서 이를 직접 연구할 방침이다. 내부 지식 기반을 더 잘 정의하기 위해 생성형 AI 모델을 도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작은 언어 모델을 눈여겨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SLM과 CIO의 통제권
소규모 언어 모델(SLM)은 GPT와 같은 제품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 딥러닝 모델인 LLM보다 훨씬 더 작고 구체적인 데이터 세트에 대해 학습된 ML 알고리즘을 의미한다. 초기 테스트 결과, 더 효율적이고 비용이 적게 들며 작업 정확도가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에스포지토는 또한 SLM을 탐색한 결과 비즈니스 용도로 훨씬 더 유망하고 지속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에스포지토는 "API를 통해 대규모 생성형 AI 모델을 사용하여 자체 데이터로 자체 생성형 AI 제품을 학습시키려면 상당한 에너지 자원이 필요하다. 비용이 많이 드는 디지털 동료다. 또 전기도 막대하게 공급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소규모 언어 모델에는 매우 흥미를 느낀다. 기업들은 편견과 개인정보 누출의 위험이 적고 보다 타깃화된 무언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에스포지토는 IT 부서가 SLM을 가져와 클라우드에 배치하고 기업 문서 데이터베이스에만 액세스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모델에 해당 문서와 관련된 질문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환각 확률도 감소함을 확인했다. 결국 기업의 AI 모델은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고 특정 애플리케이션에만 응답하면 된다. SLM 또한 번역, 시장 동향 분석, 고객 서비스 자동화, IT 티켓 관리, 비즈니스 가상 비서 생성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도메인을 제한하고 전문화하여 IT 관리 하에 두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생성형 AI 비즈니스와 소규모 모델 저울질
일부 IT 리더에게는 통제권이 핵심이다. 브루노 케슬러 재단(FBK)의 증강 센터 책임자인 알레산드로 스페르두티는 AI 분야에서 민간 기업이 지배하는 현상에 부정적이다 "과거에는 주요 AI 시스템이 대학에서 개발되었지만 오늘날에는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민간 기술 대기업이 공공을 넘어서는 자본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사실 물리학 실험을 위해 여러 국가가 협력해 설립한 기관인 CERN처럼 공공 분야가 AI를 다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이 있다. 그러나 유럽 연합의 AI 법처럼 정부가 AI 도구의 사용을 규제하는 한, 몇몇 민간 조직의 지배적 입지가 그리 문제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스페르두티는 "물리학계과 다른 점이 있다. 물리학계에는 큰 사업성이 없는 반면 AI 분야에는 엄청난 이익이 걸려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같은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유다. 이 분야에 스타트업이 존재하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 그 수가 적은 이유는 필요한 투자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들이 기존 플레이어의 우위를 위협하고 강력한 경쟁 구도를 만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스페르두티는 검색 증강 생성(RAG) 시스템의 존재를 강조했다. 소규모 모델에서 로컬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문서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LLM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요긴하다는 평가다. 문서의 누출을 막을 수도 있다. RAG를 통해 기업은 데이터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스페르투티는 "로컬에서 오픈소스 언어 모델을 사용할 수도 있다. LLM보다 규모는 작지만 성능이 낮으므로 SLM으로 간주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비용 측면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미를 지닌다. LLM과 달리 SLM을 사용하면 전력 관리 부담이 덜하다. 그는 "경제성 평가 작업을 반드시 해야 한다. 전력 비용, 모델 비용, 업데이트, 모델에 투입되는 인력 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주도권을 쥔 CIO: 거버넌스와 전문성
한편 카보니 SLM 선택에 따라 감당해야 할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퍼스케일러 LLM에서는 데이터 작업의 대부분이 통계적으로 수행되고 IT 부서는 특정 주제에 대해 모델을 학습시켜 오류를 수정함으로써 목표에 맞는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하게 된다. SLM은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더 적은 데이터를 필요로 하지만, 바로 이러한 이유로 통계적 효율성이 떨어진다. 매우 높은 품질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일반 데이터를 사용하면 모델에 많은 오류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라고 말했다.
SLM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기술 기업에서도 이를 제안하고 광고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에스포지토는 기업이 이를 폐쇄형 시스템으로 유지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그는 "SLM은 관리가 더 쉬우며 AI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회사의 중요한 자산이 된다. 나는 SLM을 맞춤형으로 개발하고 내부 폐쇄형 시스템으로 구축할 수 있도록 시스템 통합업체와 협력하는 것을 선호한다. 데이터 및 AI 거버넌스는 기업에게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CIO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언급도 있었다. 카보니는 "서비스 액세스 비용뿐만 아니라 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다. CIO는 제품을 구매하고 성과를 기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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