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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밀짚모자

 

시골집 마당에
꽃이 피거나 나무에 열매가
열릴 때면 아빠도 늘 나를 부르곤 했다.
"이리 와 봐." 아빠를 따라 마당을 한 바퀴 도는 시간은
아빠만의 '도슨트 시간'이었다. 아빠는 커다란 전정
가위를 들고 다니며 마음에 드는 모양으로 툭툭
가지를 다듬고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나 뿌듯한
표정으로 나무를 감상했다. 그 볕 좋은 마당에서
아빠는 줄곧 챙이 넓은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다.


- 이고은의《계절의 이유》중에서 -


* 아빠와의 추억은 정말 소중합니다.
대부분의 아빠들은 너무 바빴기 때문이지요.
잠든 아이들의 얼굴만 보고 새벽에 출근했다가 밤늦게
퇴근하면 아이들은 이미 깊은 잠에 들어 있곤 했습니다.
밀짚모자를 쓴 아빠의 '도슨트 시간'을 추억하는
딸의 얼굴에 행복한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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