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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벗
왕년의
뿌리깊은나무라는 잡지사에
이제는 돌아가신 한창기 사장이 계셨다
전두환 군인 아저씨한테
그 좋은 잡지가 강제 폐간 당하고
상심이 컸다
큰 병을 얻었다
내가 다른 회사로 이직하려 할 때
간곡히 만류했으나
끝까지 붙잡지는 않았다
한 달에 한 번쯤
사장님을 찾아뵈면
맨발에 속바지 차림으로 나와
문을 열어주듯
반색하며 밥을 사주셨다
외로운 아버지처럼
하루는 이렇게 말씀했다
“나이가 들면 외로워져
같이 밥 먹어주는 사람도 적어져
자네가 내 밥벗이 되어주어서 고맙네”
나도 나이가 들었다
밥벗이 적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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