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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우리는 동선을 잃었다
아침마다 핸드폰에 뜨는 확진자 문자
누군가의 동선
매일 우리의 식탁에는
불안과 우울, 의심과 회의가 오른다
혼자 있고 싶은 외로움마저 통제하는
낭만과 방랑의 소멸 사회
밤 11시 산에 오른다
그 누구도 나의 동선을 추적할 수 없는
외로운 선율을 찾아서.


- 소강석의 시집《외로운 선율을 찾아서》에 실린
  시 <외로운 선율을 찾아서 3 > 전문 -


* 코로나가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단절시키고 더욱 외롭게 합니다.
헝클어진 일상이 언제 회복될지 기약도 없습니다.
모든 동선이 휴대폰에 노출되고 꼼짝도 할 수
없습니다. 밤 11시, 아무도 찾지 않는
숲길을 외로이 걷노라면 그때야
비로소 자유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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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94년 전인
1927년 8월 10일, 미중 북부 사우스다코타주
서남부에 우뚝 솟은 러시모어 산기슭 마을 키스톤.
1,700m의 바위산 꼭대기에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명의 대통령 상을 새기는 20세기 미 최대 규모 공사의
착공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오직
후세대에게 자유와 민주주의의 유산을 전해 주겠다는
강한 신념으로 완성시킨 이 위대한 조각은 이곳을
'민주주의의 전당'이라고 불리게 하는 불후의
기념비가 되었다. 그리고 이곳은 미국 대통령
문화의 진원지가 되어 매년 3백만이
넘는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라윤도의《대통령문화와 민주주의》중에서 -


* '큰 바위 얼굴'은
단순한 조각품이나 관광명소가 아닙니다.
미국의 역사이고 자랑이며 저력의 하나입니다.
바위산 꼭대기에 새길 4명의 대통령이 존재했다는
뜻이고, 오늘의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있게 한
인물들이 유구히 기억될 것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도 큰 바위 얼굴이 필요합니다.
큰 바위 얼굴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은
훗날 더 위대한 큰 바위 얼굴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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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몸을 씻겨주게 된 후,
왼쪽 견갑골 한가운데 조그만 사마귀가 있는 걸
발견했다. 어머니의 알몸을 구석구석 알고 있는
자식이 얼마나 될까. 어머니가 쓰러진 후에야
나는 거기에 사마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는 거리가 있는 모녀였다는 뜻이다.
"우리가 서로 얘기를 좀 더 많이 했으면
좋았을 텐데." 방문 간호를 받기 시작
했을 때, 어머니의 인지장애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 오치아이 게이코의《우는 법을 잊었다》 중에서 -


* 우리 모두는 태생적으로
어머니와 알몸으로 만납니다.
기억에는 없지만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 DNA로
남아 있고, 어머니의 따스한 젖가슴은 영혼의 세포에
깊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나이 들면서 잊어버려
어디가 아프신지, 몸에 종양이 자라는지 도통 모르고
살다가 임종에 가까워서야 비로소 보고 오열하게
됩니다. 젊음도 아름다움도 다 주고 사마귀
하나만 남은 어머니의 알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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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없이 반듯한 삶,
나라다운 나라를 세울 수 없다고
김구 선생은 1949년 서거할 때까지 우리들에게
말씀했다. 1976년 출판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나름 나의 책 만드는 주제로
삼고 있다. '한 권의 책'이란 한 시대의 생각과 말씀을
담아낸다. 한 권의 책을 쓰고 만들고 읽는 행위는
아름다운 나라와 창조적인 사회를 가능하게
하는 필요, 충분조건일 것이다.


- 김언호의《그해 봄날》중에서 -


* 생각과 말이 글이 되고
그 글들이 모여져 '한 권의 책'이 됩니다.
과거에 살았던 사람의 생각과 말,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생각과 말이 한 권의 책에 담겨 있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그 책을 만드는 사람은
더 소중합니다. 그의 생각과 신념에 따라 책의
질과 수준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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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조절능력에 문제가 생기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반응이
조절되지 않는다. 어떤 경우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폭발적이거나 공격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2021년 2월에 있었던 일이다. 사생대회에 제출한
딸의 그림이 누락되자 그 화를 주체하지 못한
여성이 자동차를 몰아 편의점으로 돌진한
사건이 있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일어난 위험천만한 사건들은
무수히 많다.


- 이지연의《리질리언스 코칭》중에서 -


* 살면서
가장 조심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아니, 가장 위태로울 때가 있습니다.
분노의 불길이 솟구칠 때입니다. 자기 관리는
자신의 감정 관리, 특히 분노 조절 능력에 있습니다.
산야를 태우는 화염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순간의 분노가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에게도
화를 안겨줍니다. 위험천만의 갈림길입니다.
정말 조심해서 잘 다스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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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누군가가
'살아지더라'고 말했을 때,
내게는 그 말이 '사라지더라'로 들렸다.
내 기억 속에서 그 사람이 한동안 실제로
사라져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들렸을지 모른다.
고단한 삶이었지만 그래도 살게 되더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냥, 그저 그렇게, 조용히,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등등의 수식어가 붙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 말, '살아지다'.


- 안규철의《사물의 뒷모습》중에서 -


*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묻는
'어떻게 지냈느냐'는 짧은 인사에
'잘 살고있다'라는 대답을 건네어 봅니다.
의례적인 인사이지만 조용히, 아무렇지도 않게
살고 있다는 것이 새삼 감사하게 여겨집니다. 덕분에
한동안 기억 속에서 사라져 있던 나의 삶,
그리운 사람들에게 안부를 물으며 함께
살아가는 힘을 얻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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