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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에게
죽음을 준비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여덟 명이나 되는 형제들의 마지막
얼굴도 못 보고 떠나선 안 된다. 요양원에서
면회를 못 오게 해서 엄마 얼굴을 못 본
이모들도 있었다. 엄마가 이렇게
가 버리면 이들이 얼마나
비통해할까.


- 유미의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중에서 -


* 어머니의 마지막 얼굴,
누구든 한 번은 겪어야 할 운명의 시간입니다.
삶의 여정 끝에서 하는 마지막 인사는 긴 여운을
남깁니다. 특히 어머니를 떠나보내며 나누는 이별의
눈 맞춤은 비통합니다. 속절없이 꺼져가는 생명의
불씨를 하루라도, 아니 잠시라도 더 살릴 수
있기를 소망하지만 소용없습니다.
살아 계실 때 잘해드리는 것이
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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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와 노동.
바로 내 어머니다.
아버지를 따라 월남하여 부산에 정착한
어머니는 평생을 기도와 노동에 몰두한 삶을
사셨다. 올해로 아흔여섯의 고령이지만 지금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교회의 새벽 제단 찾는 일을
거르지 않으며 틈만 나면 무릎을 꿇고 기도하신다.
그리고 늘 몸을 움직이며 뭔가를 하신다. 내 어릴 적,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고 집 떠나 계신 동안
어머니는 그 작은 몸을 부단히 움직이며
우리 집안을 끝내 지켰다.


- 승효상의 《묵상》 중에서 -


* '어쩌면 그렇게 똑같을까?
나의 어머니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가?'
이미 하늘나라에 가셨지만 저의 어머니도
평생 기도와 노동으로 사셨습니다. 쉬지 않고 기도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삯바느질, 남의 논밭 매기,
고구마 이삭줍기를 하며 허리가 굽어진 어머니의
모습을 생각하면 목이 멥니다. 그런 어머니가
기도하며 흘린 눈물, 그 한 방울도 남김없이
제 영혼의 우물에 고여있습니다. 매일 아침
한 모금씩 퍼올려 여러분께 드리는 것이
바로 '고도원의 아침편지'입니다.
제 어머니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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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눈물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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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어머니가 해주셨던 얘기가 있다.
"멸치가 큰지 갈치가 큰지 애나 어른이나
다 안다. 다 구분할 줄 안다. 네가 하는 게
진실이면 사람들이 믿어줄 거다.
그러니까 괜한 말에
현혹되지 말고
신경 꺼라."


- 팝핀현준의 《세상의 모든 것이 춤이 될 때》 중에서 -


* 저에게도
평생 가는 말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해주신 말씀입니다.
대학 시절 긴급조치 9호로 제적 당하고 청춘이
쫑 났을 때 저의 어머니는 "아들아 장하다.
하나님이 너를 다른 방식으로 쓰려고
그러신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씀이 오늘의 저를
있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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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라는 단어를
새삼 들여다본다. 표준국어 대사전에서
할머니는 '부모의 어머니'를 뜻한다고 등재돼 있으며,
마지막 줄에야 '친척이 아닌 늙은 여자를 친근하게
이르거나 부르는 말'로 적혀 있다. 여성이 나이 들수록
세상 속의 자기 자리로 정확히 이름을 불리기보다
다른 존재들과의 관계성 속에 두루뭉술하게
호명된다는 것을 40대를 넘기면서
조금씩 경험해왔다.


- 황선우의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중에서 -


* 할머니라는 단어 속에는
많은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편안하고
따뜻한 손, 푸근한 어루만짐, 무조건적인 사랑 등
누구에게나 아련한 기억이 깃들어 있습니다. 얼굴의
주름살과 흰머리는 모진 세파를 인고로 견디어낸
세월의 흔적입니다. 그 연륜만큼 내면의 깊이와
자애로움을 나타내는 면류관이기도 합니다.
이 땅의 많은 어머니들의 꿈은 아마도
'멋진 할머니'가 되는 것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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