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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오산천은 우리들의 최고 놀이터였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오산천은 망가지고
있었다. 자연이 주는 무한한 풍요는 사라진 채
곳곳의 악취와 함께 시민들의 주차장으로, 주말에는
삼겹살을 구워 먹는 곳으로 변질되었다. 모든 하천이
직선으로 바뀌었다. 자연하천은 곡선으로 흐른다.
천변에 시멘트를 발라 기괴하게 변한
물길을 보면 내 어린 시절이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 곽상욱의《세상에서 가장 넓은 학교》중에서 -


*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습니다.
흙, 물, 숲, 논, 밭, 자연과 더불어 뛰놀던,
더없이 즐겁고 슬프고 아련했던 추억입니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대도시로
나가 부지런히 뜀박질을 하며 살다 고향으로 돌아오면
뒤틀린 듯 변해버린 모습에 가슴이 아파옵니다.
시멘트 범벅으로 변한 오산천의 물길을
다시 되돌리는 것, 크게 박수받을
아름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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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번역본을 읽히고
싶었던 사람은 오직 나 자신뿐이었다.
그 번역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모든 감각과
이미지, 감정의 원천도 바로 나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번역본을 남겨둠으로써 훗날 그 번역본을
내가 다시 읽었을 때, 내가 그 책을 처음 읽고
느낀 감각, 감정, 감동 그대로를
다시 공유받기를 원했다.


- 이어떤의《무면허 번역가의 번역이야기》중에서 -


* 9년 전 파리행 비행기에서 들었던
'Missing you'. 그 음악을 다시 들으면
여행길에 오른 22살 대학생의 설렘과 기대, 앞좌석의
색깔, 형태, 내부의 메마른 공기와 냄새까지가 모두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다.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감각,
감동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나만의 기록으로
남겨보세요. 음악이던, 그림이던, 메모나
낙서 어떤 것이든 좋습니다. 그 기록을
마주한 순간 희미해진 추억들이 다시
찬란하게 되살아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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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 등의 질병으로
인지능력을 잃은 환자에게 '음악'이
인지치료에 아주 좋은 수단이 되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물론 그 음악이 꼭 클래식이어야만
할 이유는 없지만 인생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나와
함께 해 준 음악이라면 그 장르와 상관없이 인간은
무의식중에도 그 음악에 반응을 한다고 한다.
가락에 얹어 따라오는 기억이 행복이라면,
육신이 어찌 그 영혼의 움직임에
반응하지 않으랴.


- 송하영의《마음아 괜찮니》중에서 -


* 음악이 중풍 치료에
좋다는 것은 음악이 갖는 치유 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사례일 뿐입니다.
더러운 몸을 목욕으로 닦아내듯 마음에, 감정에
맺힌 찌꺼기는 음악으로 씻어낼 수 있습니다.
희로애락을 다스리고, 묻혔던 행복한 추억을
불러오고, 때로는 눈물을 쏟아내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영혼의
세포가 맑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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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워요. 
집을 잃어 봐야, 집이 더 이상 당신의 것이 
아니어서 더는 들어갈 수 없게 되어야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되죠. 
추억으로만 만족해야 해요. 

- 아니 에르노의《진정한 장소》중에서 - 


* 집을 잃어봐야 집을 압니다.
집이 얼마나 따뜻하고 고마운지, 
얼마나 편안하고 소중한지 절감합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을 잃어봐야 사랑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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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되지 못한 것은
일어나도 일어나지 않은 것과 다를 바 없다.
인생 후반으로 갈수록 사물이나 장소에 대한 기억이
삶을 추동시키는 커다란 힘임을 알게 된다. 인생이
깊어질 수 있는 것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하고자 한다면
부지런히 기억하는 수밖에 없다.


- 신순옥, 최서해, 최인해의《아빠의 서재》중에서 -


* 생각해 보니 매일매일 일어나는
수많은 일 중, 나의 기억에 남은 이야기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에 문득 서글퍼집니다.
깊이있고 풍성한 삶은 기억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나의 삶, 나의 경험들을 부지런히 잘 기억해
이야기들을 만들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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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그렇게들 기뻐하는 것일까.
왜 첫눈이 오는 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마 그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첫눈과 같은 세상이 두 사람 사이에 늘 도래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도 첫눈이 오면
누구를 만나고 싶어 서성거린다.
첫눈이 오는 날 만나고 싶은 사람,
단 한 사람만 있었으면 좋겠다.


- 정호승의 시《첫눈 오는 날 만나자》중에서 -


* 첫눈!
그냥 눈이 아닙니다.
첫눈은 추억입니다. 낭만입니다.
그리움과 사랑, 보고픔과 고독, 기쁨과 슬픔,
꿈과 희망이 겨울의 벗은 나무 위에, 땅 위에,
내 머리와 어깨 위에, 그리고 내 빈 가슴 속에
내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첫눈은 차갑지가
않습니다. 포근하고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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