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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띄워주는 것은 물이었고
배를 나아가게 하는 것도 물이었다.
배는 생선과도 같고 사람의 몸과도 같다.
물속을 긁어서 밀쳐내야 나아갈 수 있지만,
물이 밀어주어야만 물을 따라 나아갈 수 있다.
싸움은 세상과 맞서는 몸의 일이다. 몸이 물에
포개져야만 나아가고 물러서고 돌아서고 펼치고
오므릴 수가 있고, 몸이 칼에 포개져야만 베고
찌를 수가 있다. 배와 몸과 칼과 생선이
다르지 않다.
- 김훈의《칼의 노래》중에서 -
* 배를 띄워주는 것도 물이고,
배를 나아가게 하는 것도 물이지만
배를 뒤집는 것도 물입니다. 때로는 배를 띄워주고,
때로는 배를 나아가게 하고, 때로는 배를 뒤집기도
하면서 역사의 물줄기는 도도히 흘러갑니다.
우리가 탄 배와 몸과 칼과 생선이
그 물줄기 위에 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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