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책을 만들지 못한다고 야속해하지 말아요. 지금 만들고 있잖아요. 우리 생의 책. 사람은 누구나 자기 생의 책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믿어요." 그러고는 다시 한 번 내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다. 나는 떨리는 입술로 그이 입을 덮었다. '생의 책'이라는 그 사무치도록 강렬한 말을 다른 어떤 것으로도 흐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 박찬순의《무당벌레는 꼭대기에서 난다》중에서 - * 누구에게나 자기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글로 쓰면 '생의 책'이 됩니다. 그 생의 책이 너무 단조로우면 시시해집니다. 굴곡도 있고 우여곡절도 있어야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읽혀집니다. 인생의 어려움, 장애물이 있을 때마다 내 '생의 책'이 화려해지고 있다 생각하면 힘이 불끈 납니다.
태어나기 전에 인간에게 최소한 열 달을 준비하게 하는 신은 죽을 때는 아무 준비도 시키지 않는다. 그래서 삶 전체가 죽음에 대한 준비라고 성인들이 일찍이 말했던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생각하는 인간은 분명 어떻게 살 것인가를 안다. 죽음이 삶을 결정하고 거꾸로 삶의 과정이 죽음을 평가하게 한다면 내 삶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 공지영의《높고 푸른 사다리》중에서 - * '삶 전체'가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이라면 조금이나마, 나의 죽음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내 삶에게 더 열심이여야겠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인생을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가치있는 삶, 아름다운 삶을 이어갈 때 아름다운 죽음도 예비하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한 뼘씩 더 잘 성장하지 않을까요?
암자라 부르기도 송구한 조그만 토굴, 그 앞마당에서 나는 버선발로 춤을 추었다. 고요가 드리운 뜰에 춤을 추며 잔디밭을 돌았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일시에 소리가 멎은 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장광자의《춤을 추면서》중에서 - * 우리는 때때로 춤이 필요합니다. 여러 사람이 한데 어울려 추는 춤도 있고, 고요한 토굴에서 혼자 추는 춤도 있습니다. 주위에 아무도 보고 있지 않지만 가장 자유롭고 가장 평화로운 감동의 시간입니다. 몸이 더워지고,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그런 춤을 저도 옹달샘에서 추고 있습니다. 순천만 정원에서도 추려 합니다.
새것이, 이름 있는 것이 다 좋은 건 아니야. 마음이 담기면, 오래된 것이 더 좋아. 오래 사귄 친구처럼. - 김재용의《엄마의 주례사》중에서 - * 오래된 친구, 오래된 사랑, 오래된 믿음. 이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단단한 돌처럼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거친 파도, 모진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당신과 나 사이처럼.
내가 마음을 열고 미풍처럼 타인에게 먼저 다가가면 그들도 나에게 마음을 엽니다. 내가 마음의 문을 닫는 순간 나는 돌멩이가 되어 다른 사람이 피해야 하는 존재가 됩니다. - 정말지 수녀의《바보 마음》중에서 - * 내가 마음을 열면 다른 사람도 마음을 엽니다. 내가 마음을 열면 세상도 열립니다. 내가 미소로 마음을 열면 다른 사람도 미소로 다가옵니다. 숲, 나무, 꽃들도 함께 미소지으며 다가옵니다. 감미로운 미풍처럼.
아이에게 있어 모든 놀이는 미래에 대한 준비이다. 놀이에 어떻게 다가가는지, 무엇을 선택하는지 다양하게 드러나는 놀이에 대한 태도는 그의 삶 전반에 대한 태도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므로 놀이는 성인이 의도한 학습보다, 아이의 정신발달에 더 중요하다. - 알프레드 아들러의《항상 나를 가로막는 나에게 》중에서 - * 자라나는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놀이는 필요합니다. 어떻게 노느냐를 보면 그 사람이 보입니다. 놀이에도 격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삶의 수준을 드러내 보입니다. 나를 즐겁게 하는 놀이가 세상을 즐겁게 하면 그 놀이야말로 진정 '즐거운 놀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