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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은
한 명 이상의 독자를 거치면서
책 자체의 내용에 읽은 사람의 손길이
더해져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러니
헌책방에 쌓인 책들은 새 책방에 곱게
진열된 책보다 훨씬 많은
수수께끼를 담고 있다.


- 윤성근의 《헌책방 기담 수집가》 중에서 -


* 헌 책을 읽다 보면
다른 사람이 그은 밑줄, 어느 곳은 메모,
또 어느 곳은 오타 교정까지 다양한 흔적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사람은 이 구절이 가슴에 와
닿았나 보구나! 아하...그렇군! 얼굴을 본 적은
없지만 마음은 서로 연결된 듯, 문득 만난
오랜 친구처럼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못 푼 수수께끼도 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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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순이? 내가 김복순이여?" 하고
되묻는 스님을 보며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박장대소를 했지요. 그 스님뿐 아니라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관공서나 병원 같은
곳에서 주민등록증에 기재된 속명을 부르면 이름이
호명된 줄도 모르고 앉아 있다가 순서를 놓치기도
합니다. 스님들이 많이 모여 사는 절에선 어쩌다
속명으로 우편물이 오면 이름을 몰라 찾아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정목의 《사랑은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중에서 -


* 이름은
그 사람의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이름만 듣고도 그가 누구인지 압니다.
스님들은 특히 남다릅니다. 속가와 인연을 끊으니
속명도 쓰지 않고, 나이도 출가한 이후의 햇수인
법랍으로 계산합니다. 그러므로 속가의 이름이
낯설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름은 파동입니다.
귀하게 얻은 자식일수록 천한 이름을 지어
생명줄이 길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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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완전히 무시하고 살 수는 없으리라. 하지만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인해
너무도 자주 감정이 요동친다면, 내가 사랑하고
보호해야 하는 이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언행이
내게서 나올 수 있다. 영혼까지 깨끗하게 해 주는
음악을 더욱 자주 들으면서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이겨 내야지. 그게 뉴스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내가 내린 현실적인 처방이다.


- 신순규의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중에서 -


* 오늘도 수많은 뉴스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공기를 마시지 않고 살 수 없는 것처럼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를 알려주는 뉴스를
떠나서는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충격적인 소식들에 마음이 추락하고
언행마저 거칠어진다면 자기 손해일뿐입니다.
바깥의 폭풍에도 고요함을 찾을 수 있는 것,
그것이 알아차리기이고 바라보기입니다.
그것은 음악일 수도, 호흡일 수도,
명상과 요가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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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이 생일과 같아
1년 365일이 생일
매일매일
새로 태어나는 삶

모든 날이 새해 아침과 같아
1년 365일이 새해 아침

매일매일
새날이 시작되는
그런 새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은 날.


- 박영신의 《옹달샘에 던져보는 작은 질문들》 중에서 -


* 2023년.
참으로 다사다난했습니다.
때론 낙담하고 때론 절망하면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오늘로 2024년 새해 첫날을 맞습니다. 작년보다
올해는 더 좋아질 수 있을까?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좋은 꿈을 꿀 수 있을까?
2024년 올해는 매일매일, 하루하루가
새롭게 태어나 더 나은 삶, 더 좋은
꿈을 꾸는 한해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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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목구멍에 박힌 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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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사이가 되려면
그럴 만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
친밀함이란 멋진 극장에 오페라 공연을
보러 가는 것과 같다. 특별하게 차려입어야
귀한 시간이 더욱 특별해진다. 친밀함을 공유하는
관계는 일반적 기준에서 벗어나 있어야 한다.
상대가 나를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대한다면
어떻게 내가 그 사람과 친밀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 크리스텔 프티콜랭의 《나는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살까》 중에서 -


* 친밀한 사이는
가슴이 가까운 사이입니다.
머리로 하는 논리와 분석과 평가가 아닌
따스한 가슴으로 소통을 하는 사이입니다.
'~~이기 때문에' 친밀한 것이 아니고, '~~임에도
불구하고' 친밀한 사이입니다. 물질의 차원만이 아닌,
영과 혼이 통하는 사이입니다. 이런 사람이 한 사람
있다면 인생길이 결코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사이일수록 귀하게 존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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