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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도 때로는 약이 될 수 있다고 했어
여행의 맛은 먼 곳을 향한 감정의 배출이기도 하거든
여행은 틀을 깨는 힘도 있어 떠나야 하지

러시아 자작나무 숲을 거닐던 날도 그랬지
그림엽서 속에서 봤던 하얀 커튼이
바람에 휘날리는 별장의 창가에서
보내지도 않을 연서를 쓰다가
이름을 채 적기도 전에 허물어지듯 지워버리고 말았어

그곳은 한낮 고요가 깊기도 하였거든
멀리 행성을 타고 떨어져나간 쉼터였어


- 김계영의 시집《흰 공작새 무희가 되다》에 실린
  시〈여행의 안팎〉중에서 -


* '맛'으로 치면
여행의 맛을 따를 것이 또 있을까요?
코로나 때문에 그 기막힌 맛을 잃은지 오래,
바이칼, 산티아고, 북유럽, 아오모리 온천 명상 여행이
사뭇 그리워집니다. 감정 배출도 못하고 마음의 고요함도
찾지 못한 채 끙끙대며 살고 있는 것이 억울합니다.
'여행의 안팎'은 두 갈래입니다. '안'은 나를 향한
것이고, '밖'은 미지의 행성을 향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세상 공부를 하고, 쉼과 안식과
치유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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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이란 무엇인가?
스스로를 천한 곳에 두고 스스로를 낮은 곳에 두는 것이다.
겸손은 아래에 처하고 아래는 다시 떨어지는 법이 없다.
교만은 높은 데에 있는지라 위태롭다. 높은 데로 오르는 길은 오직 겸손 뿐이다.
겸손으로 아래로 향하면 내려가는 듯 보여도 사실은 올라간다.
교만함으로 위를 향하면 올라가나 싶지만 사실은 내려간다.
- 판토하, ‘칠극’에서


겸손은 자기를 이김을 택하고, 교만은 남을 이김을 택합니다.
겸손은 죽은 뒤의 영원한 행복을 고르는데
교만은 눈앞의 잠깐 동안의 편함을 고릅니다.
겸손은 낮춤을 택하므로 편안하고 고요해서, 사람이 모두 이를 들어 올리려 하고,
교만은 올라감을 택하기 때문에 다툼을 길러, 사람들이 이를 끌어내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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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자.
고요하면 맑아지고,
맑아지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보인다.
무너질 수 없는 것은 마음뿐이다.
대비심은
이 세상에 내가 온 이상
어떤 것도 부정할 게 없다는 것이다.


- 김정묘의 《마음 풍경》 중에서 -


* 흥분하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몸이 날뛰고 말도 거칠어집니다.
일단 앉아야 합니다. 앉아야 마음을 잡을 수 있고,
마음을 잡아야 자비심도 대비심도 가능합니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얼른 앉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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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과 고요가 서로를 끌어당긴다
어둠과 고요 사이

누군가의 입술이 나를 지나고
누군가의 입술이 나를 부르고
누군가의 입술이 나를 죽이고
누군가의 입술이 나를 살린다

검은 입술과
분홍 입술 사이
누군가의 웃음이 나를 살린다


- 이현복 시집《누군가의 웃음이 나를 살린다》에 실린
시〈사랑〉중에서 -


* 입술이 하는 일이 참 많습니다.
연인끼리 입맞춤도 하고 부지런히 말도 하고
서로 웃음도 짓습니다. 그 모든 하나하나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웃음, 나와 당신의 웃음이
세상을 치유하고 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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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 말한다.
'바람이 온다. 소리에 집중하라.
저 소리의 감정과 변화를 느껴라.
소리가 화를 낼 때, 소리가 사랑할 때,
그 소리의 모든 변화를 감지해라. 바람이
우리 얼굴을 핥고 지나갈 때 무슨 소리가 들리는가?
봄이건 가을이건 바람이 불면 가던 길을 멈추고 서야 한다.
그리고 불어오는 바람의 일정한 리듬을 느껴야 한다.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을 바라보아야 한다.
나뭇잎이 들려주는 소리와 냄새를
알아차려야 한다.'


- 심혁주의《소리와 그 소리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중에서 -


* 소리를 들으면 압니다.
바람이 부는지, 비가 내리는지.
화가 나 싸우는지, 사랑을 속삭이는지.
나뭇잎이 세게 흔들리면 바람소리가 달라집니다.
마음이 출렁이면 속삭이는 소리가 달라집니다.
내 안에서 나는 마음의 소리, 내 안 더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오르는 양심의 소리,
조용히 있어야 들립니다.
고요해야 잘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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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평화롭다면 마치 
고요한, 그러나 흐르는 물과 같다. 
고요하지만 흐르는 물을 본 적 있는가? 
바로 그것이다. 마음은 흐르면서도 고요하고, 
고요하면서도 흐른다. 지혜는 바로 
그곳에서 일어난다. 


- 아잔차의《마음》중에서 - 


* 지혜는 머리가 아니라
고요하게 흐르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마음이 엉켜있고 복잡하면 안나옵니다.
돌처럼 웅덩이처럼 고여있어도 안나옵니다.
좋은 마음, 좋은 관계, 좋은 소통 속에 
고요하게 잘 흘러야 올바른 지혜가
퐁퐁퐁 솟아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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