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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자기 씨앗만 키우지 않는다

 

그날 나는 배웠다.
씨앗은 나무의 시작을 넘어,
숲 전체를 이어 주는 생명의 매개체다.
뿌리로 미는 씨앗이 있고, 날개로 떠가는
씨앗이 있으며, 호흡하며 걷는 씨앗도 있다.
나무는 자기 씨앗만 키우지 않는다. 잎으로
그늘을 드리우면, 그 그늘에 다른 생명들이
숨 쉬고 둥지를 튼다. 그 자리 자체가
씨앗의 확장이다.


- 남효창의 《우리는 모두 씨앗이다》 중에서 -


* 숲은 나무에서,
나무는 씨앗에서 시작됩니다.
씨앗이 있어야 나무가 있고, 씨앗이 번져야
숲이 살아납니다. 숲을 이루는 존재들은 혼자 가지
않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햇살과 바람,
비를 함께 나눕니다. 다른 나무의 씨앗도
그 그늘에서 움트며 숲을 이룹니다.
사람 또한 이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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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채비를 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나무의 겨울 채비는 낙엽 지는 일로 시작한다.
가지에 무성하던 잎들의 미련을 냉정히 뿌리친다.
때가 되면 지난 계절 생명줄이었던 물을 끊어내는
것이다. 그다음은 농축이다. 몸속의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숨조차 제대로 쉬지 않고 버틴다.
그리고 다시는 잎사귀를 달지 않을 것처럼
빈 가지로 겨울을 난다.


- 김정묘의 《마음 풍경》 중에서 -


*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나무도 사람도 겨울 채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나무의 겨울 채비는 잎을 떨구는 일로 시작합니다.
그 무성했던 잎들을 단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버립니다.
빈 가지로 겨울을 나야 얼지 않고 견뎌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 비워야 새봄에 다시 새싹을
틔울 수 있음을 나무는 압니다. 빈 가지가
되는 것이 겨울을 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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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고 남은 이파리가 건조하다
남아 있는 내 것들을 지켜야 한다

한동안
미친 듯 서로
놀아나던 바람이건만


-최성자의 시조집《수렴의 시간》에 실린
시 〈나무의 경계〉 중에서 -


* 떨구고, 버리고, 비워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야 수렴하고 갈무리하여
근본인 생명 줄기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더 응축시킨 에너지로 다시
피워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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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면 피고
자고 나면 지고
자고 나면 잎이 나오고
자고 나면 연초록 잎 짙어지고
자고 나면 아침이
금방 노을이 내리고

상처 난 가지에 핀 봄 꽃사태
그 꽃에 취해 상춘을 하며
여러 모양의 상처를 씻는다


- 권희수의 시집《밀려왔다 밀려갔을》에 실린
  시〈상처를 씻는다〉전문 -


* 나무도 꽃도
상처와 함께 자라납니다.
더 단단한 옹이가 생기고, 더 강력한 향기를
풍깁니다. 사람을 취하게 합니다. 사람도,
역사도, 고난과 상처 속에 자랍니다.
지나간 고난 속에 뜻이 있고,
씻고 또 씻어낸 상처 속에
미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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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은 불안함 없이 나이 들었다.
나는 그로부터 노년의 시작에 대한 그 어떤
하소연과 불평도 발견하지 못한다. 그는 절대
괴팍한 노인네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나이 들수록
더 차분해졌다. 1771년 여름 프랭클린은 여동생 제인에게
편지를 썼다. 그는 자신이 수많은 악의를 목격했고
"인류가 서로에게 악마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내가 알게 된 이 세상을
꽤 좋아하는 듯하구나."


- 에릭 와이너의 《프랭클린 익스프레스》 중에서 -


* 나무는 껍질 속에다 나이를 새기고
사람은 얼굴에 나이를 새깁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얼굴이 더 편안하고 부드러워져야 할 텐데, 과연 그런지
거울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거울 속 내 얼굴이
행여라도 괴팍스러워 보이지 않도록 슬며시
미소를 지어봅니다. 세상에는 더러 악의가
판을 치지만 또 다른 세상에서는
선의가 반짝거려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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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쓸쓸하다고 한 것은
흙도 잠들기 때문이다. 솔직히
밭을 보아도 살아 있는 것은 무, 시금치, 파
정도이고 여름 같은 축제는 없다. 아침저녁으로
밭두둑에는 서릿발이 선다. 추운 아침에는 흰 얼음
기둥이 나타나며 무는 물론 파도 얼어 있다.
모두 잠들어 있다. 이런 밭에서는 흙을
먹는 나날은 이미 끝났다고
봐야 한다.


- 미즈카미 쓰토무의 《흙을 먹는 나날》 중에서 -


* 겨울에는 흙도, 나무도,
씨앗도 잠듭니다. 동면의 시간을 거쳐야
봄에 힘차게 흙을 뚫고 싹을 틔울 수 있습니다.
우리 인간도 하루 일과에 지쳐 잠자리에 들고,
이튿날 아침 다시 기운을 얻어 일어납니다.
모든 것은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물며 흙도 겨울엔 잠을 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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