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반응형

겨울이
쓸쓸하다고 한 것은
흙도 잠들기 때문이다. 솔직히
밭을 보아도 살아 있는 것은 무, 시금치, 파
정도이고 여름 같은 축제는 없다. 아침저녁으로
밭두둑에는 서릿발이 선다. 추운 아침에는 흰 얼음
기둥이 나타나며 무는 물론 파도 얼어 있다.
모두 잠들어 있다. 이런 밭에서는 흙을
먹는 나날은 이미 끝났다고
봐야 한다.


- 미즈카미 쓰토무의 《흙을 먹는 나날》 중에서 -


* 겨울에는 흙도, 나무도,
씨앗도 잠듭니다. 동면의 시간을 거쳐야
봄에 힘차게 흙을 뚫고 싹을 틔울 수 있습니다.
우리 인간도 하루 일과에 지쳐 잠자리에 들고,
이튿날 아침 다시 기운을 얻어 일어납니다.
모든 것은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물며 흙도 겨울엔 잠을 잡니다.

반응형

'생활의 발견 > 아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비평이 필요한가  (1) 2025.01.02
벌떡 일어난다  (0) 2025.01.02
진실을 말하는 용기  (0) 2024.12.30
철새  (0) 2024.12.30
삐죽삐죽 올라온 흰머리  (0) 2024.12.30
반응형

거듭 이야기하지만
무거우면 좋은 나무이고 가벼우면
나쁜 나무인 것이 아니다. 가볍고 물러서
싼 것도 아니다. 무른 오동나무는 악기의 울림통을
만들기에 적절하고, 장을 짤 때 서랍 재료로도 요긴하다.
서랍은 힘을 받지 않는 부분이어서 오동나무를 썼다.
약한 나무가 반드시 필요한 곳이 있다. 서랍에
소나무를 쓰면 뒤틀려 수월하게 여닫지 못할
것이고, 단단한 참나무는 겨울철
온돌방에서 갈라진다.


- 김민식의《나무의 시간》중에서 -


* 옹달샘에도 카페 옆에
오동나무 한 그루가 멋들어지게 서 있습니다.
해마다 몰라보게 쑥쑥 자라 어느덧 거목의 자태를
보입니다. 빨리 자라는 만큼 가볍고 무릅니다.
바로 그 오동나무가 고급 장롱의 목재로
쓰입니다. 도중에 뒤틀리거나 갈라지지
않고 오래갑니다. 빨리 자라고
오래가니 그보다 더 좋은
나무가 없습니다.

반응형

'생활의 발견 > 아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내의 비밀 서랍  (0) 2024.09.09
얼마나 급했길래  (0) 2024.09.09
사는 게 힘들죠?  (0) 2024.09.05
눈을 감아야 별이 보인다  (0) 2024.09.04
우리가 서점을 찾는 이유  (3) 2024.09.03
반응형

나무를
몸으로 표현하는 것,
조금 엉뚱해 보여도 어른이든 아이든
숲을 만날 때 한 번씩 해보는 활동이다.
팔과 다리, 머리와 손을 움직여 내가 만든
몸짓으로 다른 존재가 되어본다. '나'라는
존재가 숲 일부라고 여기면 주변을
더 깊이 관찰하게 된다.
그 상상력의 힘을
믿는다.


- 조혜진의 《내가 좋아하는 것들, 숲》 중에서 -


* 숲에서는 사람도 나무가 됩니다.
나무가 되어보고, 새가 되어보고, 바람이
되어보고, 햇살이 되어봅니다. 나무에 기대어
인사하며 서로 안부를 묻습니다. '오늘도 반가워',
'언제나 이 자리에 있어줘서 고마워', '힘들면
또 와'. 나무는 늘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아무리 외롭고 힘들어도 자기 자리를
지킵니다. 고향집 어머니처럼.

반응형

'생활의 발견 > 아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소중하기에  (0) 2024.05.31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아요  (0) 2024.05.30
분노 조절 장애  (0) 2024.05.28
신발을 벗어라  (0) 2024.05.27
나를 본다  (0) 2024.05.27
반응형

나무는 이별하는 법을 배울 때
나이테를 만든다

세상의 이별이란 모두 슬퍼
어떻게 이별하는 것이 덜 아플지
속 깊이 염려할 때
나무는 사랑을 배운다

이별하지 않으면 안 될 때
나무는
사랑한 기억의 무늬 한 겹을
가슴에 새겨 넣는 것이다


- 권효진의 시집 《카덴자의 노래》에 실린
  시 〈나이테〉 전문 -


* 모든 역사는 반복됩니다.
그러나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동심원을 그리며
자라납니다. 나무도 작은 원에서부터 한 겹 한 겹
바깥으로 커갑니다. 해마다 하나씩 어김없이
나이테를 만듭니다. 사랑의 기억, 아픔의
기억들을 삼키며 아름다운
동그라미를 그립니다.

반응형

'생활의 발견 > 아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툼 - 사랑의 그림자  (0) 2023.11.20
'어른 아이' 모차르트  (0) 2023.11.17
마음의 고요를 보석으로 만드는 길  (0) 2023.11.15
슬프면 노래하고 기뻐도 노래하고  (0) 2023.11.14
가을 들판  (0) 2023.11.13
반응형

못이 없던 시절에
집을 짓고 가구를 맞추고
배를 만드는 공정은 나무와 나무를
연결하는 일이었다. 목수는 연결하는 사람,
소통하고 이해하게 만드는,
평화를 만드는이다.


- 김민식의《나무의 시간》중에서 -


* 목수.
나무만 있으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습니다.
못이 없어도 물 한 방울 새지 않는 배도 만들고
그림 같은 집도 지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더합니다.
한 사람이 어떤 멘토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의 인생이 달라집니다.
'사람을 만드는 목수'
진짜 목수입니다.

반응형

'생활의 발견 > 아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티아고 순례길  (0) 2023.10.29
올가을과 작년 가을  (0) 2023.10.26
감사 훈련  (0) 2023.10.24
흙이 있었소  (0) 2023.10.23
독서법  (0) 2023.10.23
반응형

진정한 사랑은
뿌리 깊은 나무에 비유할 수 있다.
세상에 나와 모든 면에서 딱 맞는 사람은 없다.
순수한 소녀와 그린우드 소년이 결혼에 골인하더라도
티격태격 싸우는 일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서로를 사랑한다면 가지가 흔들리고 더러 잎이
떨어질 수는 있어도 나무의 뿌리는 뽑히지 않는다.
뿌리가 깊으면 떨어졌던 가지와 잎은
얼마든지 다시 자라날 수 있다.


- 윤민의《아주 오래된 노래》중에서 -


* 영혼의 동반자는 압니다.
서로에게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을.
가지가 흔들리고 잎과 꽃이 떨어지는 광풍이
불더라도 그것은 서로를 더 결속시킬 뿐이라는 것을.
영혼의 동반자는 먼 옛날 자신들이 하나였던 것을
기억해 냅니다. 그것을 '아남 카라',  '트윈 소울',
'소울메이트'라 명명하기도 합니다. 시공간을
넘어 연결되어 있는 그들을 그 무엇도
멀어지게 할 수 없습니다.

반응형

'생활의 발견 > 아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안한 쉼이 필요한 이유  (0) 2023.01.20
회의 시간은 1시간 안에  (0) 2023.01.19
'억울하다'라는 말  (0) 2023.01.17
조금만 더  (0) 2023.01.16
나를 넘어서는 도전 정신  (0) 2023.01.1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