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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아름답고 슬픈 희망의 젖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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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가끔 우리를
좌절시키지만/슬픔은, 절대."
이렇게 시작하는 헬만의 시가 있다.
슬픔은 우리를 좌절시킬 수 없다. 슬픔은
좌절 너머에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은 무기력하지 않다.
무기력할 겨를이 없다. 슬픔은
강렬하고 능동적인 감정이다.


- 박연준의 《듣는 사람》 중에서 -


* 슬픔은 우리 삶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기본 정서입니다.
슬픔의 반대는 기쁨이지만 하나, 한 몸입니다.
슬픔이 없다면 기쁨도 없고, 슬픔이 강렬할수록
기쁨도 강렬합니다. 정련된 금과 같은 것이
슬픔입니다. 슬픔이 아무리 깊다 해도
좌절할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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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슬픔이
삶의 묘지이긴 하지만
그래도 무감정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있다. 따라서
트라우마를 겪은 무감정의 환자가
울기 시작할 때, 그들이 낫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일단 울기 시작하면
그들은 다시 먹기 시작할 것이다.


- 데이비드 호킨스의《의식 지도 해설》중에서 -


* 슬픔조차 느끼지 못할 때가
위험합니다. 육체적 정서적 위기입니다.
무감각 무감정에 식욕도 의욕도 잃고 맙니다.
'삶의 묘지'에 파묻힌 꼴입니다. 슬플 때는
표시해야 합니다. 눈물이 마를 때까지
실컷 우는 것이 좋습니다. 우는 것도
에너지입니다. 산 사람만이
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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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 걷는
사람들의 모습에 끌린다.
내게도 그런 성향이 있어서일 것이다.
친구들하고도 잘 걷지만 그럴 때는 수다 모임
정도로 느껴진다. 내가 혼자 걷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개인적인 문제든 다른 문제든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창의성과 상상력의 본질, 그 중심에
걷기가 있다.


- 플로렌스 윌리엄스의《자연이 마음을 살린다》 중에서 -


* 산티아고 순례길도
혼자 걷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혼자 걷노라면 홀로 걷는 사람을 만납니다.
서로 마음을 열어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드러내고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쓴 뿌리를 뽑아냅니다. 치유된
그 자리에 새로운 상상과 희망의 씨앗을 뿌립니다.
다시 혼자 걸어도 외롭지 않습니다.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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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로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위로하는 좋은 말들처럼 평탄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의 인생 역시 어려움과
슬픔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인생보다
훨씬 더 뒤처져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좋은 말들을 찾아낼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중에서 -


* 위로하는 말은
좋은 말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험한 말로 남을 위로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 좋은 말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그도 언젠가
힘들고, 외롭고, 슬플 때 누군가로부터 받은 위로의
말에 힘을 얻었던 경험에서 비롯되었기 쉽습니다.
걱정 근심 없는 사람 없습니다. 고통과 슬픔은
언제나 삶의 동반자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시(詩)가 되고, 아침편지가 되고,
남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좋은 말로
탈바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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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가슴에
대못 수십 개 박지 않고
어른이 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마디의 말로
사람들의 가슴에 회한과 슬픔 그리고 따뜻함을
동시에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 "어머니"
또는 "아버지"가
아닐까 싶다.


- 마이런 얼버그의《아버지의 손》중에서 -


* 부모로부터 상처받은 자식들 많습니다.
자식들로부터 상처받은 부모들도 많습니다.
기막힌 일이지만 현실입니다. 무슨 연유로 그럴까요?
가장 가깝기 때문입니다. 멀리 있으면 부딪칠 일도
긁힐 일도 없습니다. 가까우니까 부딪치고 긁히고
서로 대못을 박습니다. 가슴에 박힌 아픈 대못이
수십 개지만 어머니 아버지 이름을 부를 때마다,
자식들의 얼굴을 떠올릴 때마다, 눈물이 나는
까닭은 왜일까요? 사랑과 아픔은
하나처럼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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