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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보다 오래도록 살아남은 몸이시다

쓸고 또 쓰는 일이
티 안 나게 티 나지만

쓸수록 닳고 닳아져 와불처럼 누우셨다


- 박화남의 시집《황제 펭귄》에 실린 시〈몽당 빗자루〉(전문)에서 -


* 라떼는...
빗자루 하나도 참으로 귀했습니다.
솔기가 남지 않은 몽당 빗자루가 될 때까지
쓸고 또 쓸었습니다. 그러다가 도저히 더는 쓸 수
없게 되면 그때서야 비로소 와불처럼 누웠습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어도 몽당 빗자루는
아직도 그 자리에 누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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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아버지를 떠올리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내 손이 수화를 하고
있음을 발견하곤 한다. 그리고 기억의
안개 저편에서 대답을 하는
아버지의 손이 보인다.


- 마이런 얼버그의《아버지의 손》중에서 -


* 청각 장애 때문에
오로지 수화로만 대화를 하던 아버지.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입' 대신
'손'이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들.
그 아버지의 손에, 그 아들의
영혼이 깃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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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나도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아버지의 입장이 되어보니 아이들에게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좋은 
아버지가 되어주고 있는지 노심초사할 때가 
많다.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나 가끔씩 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면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 천종호의《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중에서 -


* 아버지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이 많습니다.
준비도 미처 못했고 부족한 구석도 많은데, 
그런데도 아버지 노릇을 해야 하니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러면서 얻은 깨달음의 하나는, 내 자식의 아버지 노릇만큼
다른 집 아이들을 위한 아버지 역할도 더없이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아버지는 '내 집, 내 자식'의 울타리를
벗어나 모든 아이들의 아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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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은 단순하다.
복잡한 디테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저 몸의 한 공간이자 그 공간의 전체일 뿐이다. 
어쩌다 문득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친구의 뒷모습에서 
마주보며 나눈 표정이나 말보다 더 진실한 
이야기를 발견할 때가 있다.


- 고현주의《꿈꾸는 카메라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소통)》중에서 - 


* 아무 설명도 없는
뒷모습 사진 한 장에 
오래 시선이 머물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을 찍은 사람의 시선과 느낌을 그대로
느끼게 되는 순간, 이야기가 들리고, 
보이지 않는 표정이 보입니다.
예술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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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시내버스를 모는 것도 
부족하나마 글을 쓰는 것도 
모두 아버지 덕분이다. 상처가 깊은 사람이 
글을 쓴다. 버스에 오르는 영감님 중 십중팔구는 
성난 내 아버지 얼굴을 하고 있다. 참으로 아픈 
우리 근현대의 얼굴이다. 나이를 더할수록 
아버지를 닮아가는 내 얼굴 또한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 허혁의《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중에서 - 


* 신기한 일입니다.
아버지를 자식들이 닮아갑니다.
표정, 걸음걸이, 취미, 상처, 심지어 병까지도
닮아갑니다. 아버지가 60세에 걸린 병을 
아들이 그 나이에 걸리기도 합니다.
좋은 것은 물려주고, 안 좋은 것은
예리하게 도려내는 것이
아버지의 도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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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의 
그 어디쯤에서 끝내 
삶으로 끌어오지 못했던 
환자들의 마지막 면도를 준비할 때면 
늘 아버지의 모습이 겹치곤 했다. 아버지처럼 
수염으로 뒤덮인 그들의 얼굴을 아주 오래도록 
정성을 다해 면도해주었다. 어릴 적 어느 아침, 
면도하는 아버지를 잠이 덜 깬 눈으로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물어보았다. 
"아빠 뭐해?"
"뭐하긴, 면도하지."
"면도는 왜 해?"
"수염은 사람을 초라하게 만들거든." 


- 김현아의《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중에서 - 


* 누구든 
아버지의 수염을 보고 자랍니다.
위엄과 명예를 상징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초췌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합니다. 
중환자실 간호사에게는 생(生)에서 사(死)로 
건너가는 환자의 '마지막 인사'를 뜻하기도 
합니다. 가장 정성을 쏟는 
경건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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