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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미움 사이

 

우리는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것만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단 하나의 관계인 듯이. 그러나 바로 말한다면
사랑은 관계를 맺는 한 보기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미움을 사이로 하고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 마르틴 부버의《나와 너》중에서 -


* 마르틴 부버는 관계를
'나'와 '너', '나'와 '그것'의 관계로 나눕니다.
사람이나 자연물과의 집단적이고 보편적인 관계와
달리 '나'와 '너'의 관계는 언제나 사랑과 미움이
교차합니다. 사랑의 얼굴로 미움이 오고,
그 미움을 거쳐 더 깊은 사랑을
체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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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닦는다

 

내 얼굴이 맞아?
거울이 흐리다

호오~
입김을 불어
거울을 닦는다
내 얼굴을 닦는다
내 마음을 닦는다

고요히
묵묵히
거울을 닦는다
나를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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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밀짚모자

 

시골집 마당에
꽃이 피거나 나무에 열매가
열릴 때면 아빠도 늘 나를 부르곤 했다.
"이리 와 봐." 아빠를 따라 마당을 한 바퀴 도는 시간은
아빠만의 '도슨트 시간'이었다. 아빠는 커다란 전정
가위를 들고 다니며 마음에 드는 모양으로 툭툭
가지를 다듬고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나 뿌듯한
표정으로 나무를 감상했다. 그 볕 좋은 마당에서
아빠는 줄곧 챙이 넓은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다.


- 이고은의《계절의 이유》중에서 -


* 아빠와의 추억은 정말 소중합니다.
대부분의 아빠들은 너무 바빴기 때문이지요.
잠든 아이들의 얼굴만 보고 새벽에 출근했다가 밤늦게
퇴근하면 아이들은 이미 깊은 잠에 들어 있곤 했습니다.
밀짚모자를 쓴 아빠의 '도슨트 시간'을 추억하는
딸의 얼굴에 행복한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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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은 불안함 없이 나이 들었다.
나는 그로부터 노년의 시작에 대한 그 어떤
하소연과 불평도 발견하지 못한다. 그는 절대
괴팍한 노인네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나이 들수록
더 차분해졌다. 1771년 여름 프랭클린은 여동생 제인에게
편지를 썼다. 그는 자신이 수많은 악의를 목격했고
"인류가 서로에게 악마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내가 알게 된 이 세상을
꽤 좋아하는 듯하구나."


- 에릭 와이너의 《프랭클린 익스프레스》 중에서 -


* 나무는 껍질 속에다 나이를 새기고
사람은 얼굴에 나이를 새깁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얼굴이 더 편안하고 부드러워져야 할 텐데, 과연 그런지
거울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거울 속 내 얼굴이
행여라도 괴팍스러워 보이지 않도록 슬며시
미소를 지어봅니다. 세상에는 더러 악의가
판을 치지만 또 다른 세상에서는
선의가 반짝거려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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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만남이란
얼굴만 마주 보는 게 아니라
마음과 마음이 통하고 에너지와 에너지가
화학반응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 윤태규의 《우리 아이들, 안녕한가요》 중에서 -


* 삶은 다양한 만남의 연속입니다.
그 많은 만남 중에는 도리어 해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정한 만남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만남입니다. 마음과 마음, 에너지와 에너지가 만나
화학 반응을 일으켜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좋은 변화를 안겨 주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꿈도 생겨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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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녀 같은 할머니가 되고 싶다.
너무 거칠거나 모나지 않게 살고 싶고,
세상 풍파에 너무 찌들고 싶지 않다는 소망이
담긴 꿈이다. 살다 보면 종종 소녀 같은 할머니,
소년 같은 할아버지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귀엽다"라는 말이 죄송스럽지만,
이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리는 분들을 뵐 때면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대강 짐작이 간다.  


- 김혜민의 《지금보다 괜찮은 어른》 중에서 -


* 얼굴은 심상(心象)입니다.
특히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그분의 마음과
살아온 역사가 보입니다. 삶의 질곡을 지나며,
어찌 반응했는지가 얼굴의 주름에 새겨져 있습니다.
시련과 고난의 흔적이지만 그 흔적 이상의 경계를
넘으며 아로새겨진 소년 소녀의 꿈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꿈은 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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