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두고 ‘더 일했어야 했는데’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은 모두 ‘다른 사람들을 좀 더 배려했더라면,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마음을 썼어야 했는데’라고, 뒤늦게 깨닫고 후회한다. - 해롤드 쿠시너(Harold Kushner)
랍비 해롤드 쿠시너의 이어지는 글입니다. ‘인생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 아니다. 인생의 목적은 성장하고 나누는 것이다. 인생에서 해온 모든 일들을 되돌아볼 때, 당신은 다른 사람들보다 잘하고 그들을 이긴 순간보다 그들의 삶에 기쁨을 준 순간을 회상하며 더 큰 만족을 얻게 될 것이다.’
비록 슬픔이 삶의 묘지이긴 하지만 그래도 무감정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있다. 따라서 트라우마를 겪은 무감정의 환자가 울기 시작할 때, 그들이 낫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일단 울기 시작하면 그들은 다시 먹기 시작할 것이다.
- 데이비드 호킨스의《의식 지도 해설》중에서 -
* 슬픔조차 느끼지 못할 때가 위험합니다. 육체적 정서적 위기입니다. 무감각 무감정에 식욕도 의욕도 잃고 맙니다. '삶의 묘지'에 파묻힌 꼴입니다. 슬플 때는 표시해야 합니다. 눈물이 마를 때까지 실컷 우는 것이 좋습니다. 우는 것도 에너지입니다. 산 사람만이 울 수 있습니다.
명상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명상은 만끽하는 겁니다. 이 순간을, 이 순간에 보이고 들리고 느끼는 것을 만끽하는 겁니다. 그냥 살아 있는 것입니다. 이 순간에 깨어나십시오. 이 순간을 누리십시오. 삶을 만끽하십시오. 창문에서 들어오는 햇살이 따뜻하네요. 차 맛이 좋아요.
- 용수의《내가 좋아하는 것들 명상》중에서 -
* 차를 마시면서 '차 맛이 좋다'라고 느끼는 그 순간이 곧 명상입니다. 코로 차향을 맡고, 입술로 혀로 차 맛을 느끼고, 목울대를 거쳐 넘어가는 차의 감미로움을 느낀다면, 그보다 더한 명상은 없습니다. 얼굴과 목덜미를 스쳐가는 초겨울 바람, 나뭇잎 사이로 창문으로 비쳐드는 햇살을 즐기며 삶을 만끽하는 모든 순간이 곧 깊은 명상의 시간입니다.
선택을 해야 할 때마다 나는 나에게 물었다. ‘지금 이 순간 더 어려운 선택은 무엇이고, 더 쉬운 선택은 무엇인가?’ 나는 망설임 없이 더 어려운 선택을 선택했다. 어려운 선택을 하는 순간 오래된 낡은 생각 패턴에 젖어있던 뇌가 깨어나면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내는 일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내는 일에 뛰어드는 느낌, 이것이 곧 내가 살아야 할 가장 확실한 이유였다. - 예지 그레고렉, 역도 세계 선수권자
힘든 선택을 할수록 인생은 더 쉬워지고, 쉬운 선택을 할수록 인생은 더 어려워지게 됩니다. 쉬운 선택을 계속하다보면 우리가 처한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삶의 질도 추락하게 됩니다. ‘재앙에는 복이 깃들어있고, 복은 재앙의 은신처’라는 경구를 새겨봅니다.
쓰지 않은 근육을 푸는 방법은 호흡을 바라보며 굳어져 있는 부분(제일 아픈 부분)을 관찰하면서 호흡을 해준다. 호흡과 근육이 하나가 되면 아픔은 아픔대로 느끼면서 굳어진 부분의 움직임이 세세하게 느껴지고 천천히 풀어지는 게 느껴진다.
- 김재덕의《나는 오늘도 수련하러 갑니다》중에서 -
* 스트레칭을 하다가 근육이 아픈 순간이 오기도 합니다. 그땐 호흡을 하며 근육을 관찰해야 통증을 풀어줄 수 있습니다. 삶이 힘든 순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시 그 자리에 멈춰서 나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쓰지 않은 근육처럼 굳어버린 나의 습관, 생각, 감정들을 찾아서 변화시켜야 합니다. 삶을 풀어나갈 기회입니다.
기분이 안좋을 때는 보통 홧김비용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일탈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 그럴 때일수록 오히려 밀린 의무를 다 해치우는 것이 기분이 좋아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래서 나는 기분이 안좋을 때 설거지를 한다. 도서관에 연체한 책을 반납한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온다. 가끔 회사 일도, 애인과의 연애도, 블로그 글쓰기도, 다 잘 안 풀릴 때가 있다. 꼭 좋을 때는 다 좋고 나쁠 때는 다 나빠지기 때문에 하나가 안좋을 때 다른 하나가 힘이 되고 그런 일은 거의 없다. 그럴 때 일단 나는 교보에 가서 책을 사거나 맛있는 음식을 배달로 주문하거나 오늘 볼 재밌는 예능을 떠올리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거나 몰링을 하며 셔츠를 쇼핑하거나 맥도날드에서 귀여운 아이템을 사오거나 이런 걸로 풀 생각을 한다. 근데 그것도 여의치 않을 때가 있다. 돈이 없고 도서관에서 책도 한도까지 다 빌려왔고 오늘따라 재밌는 예능도 맛있는 음식도 인연이 없을 때 꼭 그럴 때는 상사한테 혼나고 애인과 싸운다. 심지어 블로그에 글도 잘 안 써진다. 이럴 때 나는 최후의 수단을 쓴다. 바로 의무를 다 해치우는 것이다. 얼마 전에 일본여행 다녀와서 그 후유증으로 고생할 때도 그랬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밀린 설거지를 해치웠고 어제는 도서관에 연체한 책을 반납했다. 일본여행 가기 전에는 재활용 쓰레기를 버렸다. 홧김비용은 어쨌든 소비이기 때문에 후회할 수도 있고 무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자기혐오가 오히려 더 심해질 수도 있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일탈을 하다가 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폭식하는 것도 그렇다. 돈도 돈이지만 살이 쪄서 기분이 오히려 안좋게 될 수 있다. 일단 배가 너무 부르면 그 자체로 기분이 안좋아진다. 먹지 말걸 하는 후회도 든다. 시간, 돈, 에너지를 홧김에 쓰고 나면 나중에 후회할 때가 많다. 에너지를 쓰면 그만큼 더 피로해지고 피곤하다. 시간을 쓰면 그만큼 시간 여유가 줄어든다. 돈을 쓰면 그만큼 돈이 사라진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고 삶에 대한 노하우가 생기고 나니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는 오히려 의무를 다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일단 자기혐오같은 부작용이 없고 심지어 뿌듯하고 보람차기까지 한다. 한마디로 의무를 다하면 자존감이 올라간다. 그리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데에는 자존감을 올리는 것만한 게 없다. 긍지와 자부심, 품위와 품격, 고결함과 높은 자존감은 의무를 다하는 데에서 나온다. 귀족은 의무를 다하는 사람이다. 귀족주의는 무엇보다 의무를 다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회사에서, 집에서, 블로그에서, 일과 연애와 자아실현에서, 의무를 다하려고 한다. 숙제를 미리 해치우고 나면 뿌듯한 것처럼. 다 그만두고 싶고 세상에 좋은 게 하나도 없어보일 때 뭔가 일탈을 하고 싶을 때 그럴 때일 수록 오히려 의무를 다하는 게 효과가 좋다. 착실히 하나씩 차근차근 해야 할 것을 하고 나면 삶이 조금씩 더 좋아지고 어느 순간 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의무를 다해서 삶이 좋아져서 더 이상 그만두고 싶지 않게 된 것이다. 삶을 좋게 만드는 것은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홧김비용은 결과적으로 삶을 더 나쁘게 만들어서 자기혐오라는 부작용과 역효과를 가져온다. 반면 의무를 다하면 자존감도 높아지고 삶도 이전보다 더 나아진다. 삶이 더 좋아지는 것에는 편법이 없다. 지름길이 없다. 돈을 쓰면 돈이 사라지고 술을 마시면 숙취로 고생을 하게 된다. 등가교환의 법칙이다. 세상엔 공짜로 생기는 좋은 일은 없다. 그러니 지금 삶이 안좋을 때일수록 착실히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잠깐 기분을 좋게 만드는 홧김비용은 결과적으로 삶을 더 안좋게 만드는 악순환이 된다. 기분을 관리하고 삶을 관리하는 방법으로는 의무를 다하는 것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그 방법만으로도 웬만한 건 다 좋아진다. 삶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의무를 다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