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세상에서 신호가 왔다 무수한 전파에 섞여 간헐적으로 이어져오는 단속음은 분명 이 세상의 것은 아니었다 그 뜻은 알 수 없으나 까마득히 먼 어느 별에서 보내 온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신호였다 더욱이 이 세상에서 신호를 받고 있을 시각에 신호를 보내는 저 세상의 존재는 이미 없다 그 신호를 몇 백 년, 몇 천 년 전에 보낸 것이기 때문이다 결코 만날 수 없는 아득한 거리와 시간을 향해 보내는 신호 살아있는 존재는 어딘가를 향하여 신호를 보낸다 - 유자효의 시〈은하계 통신〉중에서 - * 우리가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그러나 그 신호를 우리는 더 이상 듣지도 못하거나 들려도 이를 해독하지 못합니다. 신호를 들으려면 먼저 내 소리를 가라앉히고 조용히 귀 기울여야 하는데 바쁜 우리에..
자신에 대해 자긍심이 떨어진 사람에게 유일한 치료약은 애인이 생기는 것이다.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는 단순한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는 금방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자신이 충분히 소중하고 매력적인 존재가 아니고서는, 어떻게 타인이 나를 사랑한다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겠는가. - 강신주의《감정수업》중에서 - * 애인이 치료약입니다. 가장 강력한 회복의 힘입니다. 애인을 얻는 것은 세상을 얻는 것입니다. 삼라만상의 이치와 우주 존재의 의미를 배우고, 평범한 일상의 삶속에 어떻게 순간순간 기적이 일어나는지를 알게 됩니다. 사랑의 기적, 그 기적의 반복이 만병통치약입니다.
"이제 세상에 신대륙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게 된다면 그게 탐험이고 도전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대에도 우리 같은 탐험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선미의《외롭거든 산으로 가라》중에서 - * 신대륙은 없습니다. 그러나 신소재는 무궁무진합니다. 새로운 발견, 새로운 발명, 새로운 생각이 이 시대의 신대륙입니다. 늘 새로운 길을 내야 합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누군가는 나서야 합니다. 어려움을 무릅쓰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책을 쓰는 데 있어서 좋은 점은 깨어 있으면서도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진짜 꿈이라면 통제가 불가능하겠지요. 책을 쓸 때는 깨어 있기 때문에 시간, 길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가 있어요. 오전에 네 시간이나 다섯 시간을 쓰고 나서 때가 되면 그만 씁니다. 다음 날 계속할 수 있으니까요. 진짜 꿈이라면 그렇게 할 수 없지요. - 무라카미 하루키 - 김진아, 권승혁의《작가란 무엇인가1》중에서 - * 그렇습니다. 깨어서 꿈꿀 수 있기 때문에 책을 씁니다. 책을 쓰면서 꿈길을 거닙니다. 그 꿈길에서 만난 사람이 다시 책이 됩니다. 책을 쓰면서 꿈을 꾸고, 꿈을 꾸면서 책을 씁니다. 그것이 작가입니다. 그것이 사랑입니다. 혼(魂)입니다.
"자식을 불행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언제나 무엇이든지 손에 넣을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다." - 장 자크 루소의《에밀》중에서 - * 자식 사랑. 무엇이든 넘치게 주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배고픔과 궁핍의 경험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고마움과 소중함을 알게 되고, 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고 미리 작정하면 강압적 디자인이 됩니다. '이런 것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해야지' 하면 나중에 그 의도와 계산이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그런 자의적 태도를 버리고, 어떻게 해야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만족할지 생각합니다. 그런 태도로 임하면 나중에 정원이 완성되었을 때에도 아무런 계산도 느껴지지 않는 매우 자연스러운 정원이 자리 잡게 됩니다. - 마스노 슌모의《공생의 디자인》중에서 - * 정원은 건축물과 다릅니다. 건축물은 디자인에 따라 그대로 완성되지만 정원은 바람따라 세월따라 수없이 바뀌면서 자라납니다. 그때그때 날씨와 자연을 살피며 다시 꽃과 나무를 심고 물을 주어야 합니다. 마치 내 마음을 늘 새롭게 가꾸듯이... '정원'을 디자인하고 가꾸는 것은 내 '마음'을 가꾸는 것..